
28일 오전 9시 서울 종로구 LG광화문빌딩 지하 2층에서는 LG생활건강 제22기 정기주주총회가 열렸다. 이른 아침부터 주주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나온 주주들이 총회장을 가득 채웠다.
하지만 주주총회 현장에서 차 전 부회장과 이 신임 대표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차 전 부회장이 맡아왔던 주주총회 의장 역할도 최고재무책임자인 김 CFO의 몫이 됐다. 회사 자금을 총괄하는 CFO의 역할이 중요하다지만 CEO의 빈자리를 채우기엔 부족해 보였다.
이어 "고객 세분화와 트렌드 변화 가속화로 어제까지의 성공 공식이나 사업방식의 유효성을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며 "당사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전략으로 경쟁력 확보에 만전을 기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LG생활건강이 주주총회에서 공개한 올해 전략은 △시장과 고객 변화에 대응한 브랜드 포트폴리오 강화 △시장·경쟁사 대비 부족한 디지털과 고객 경험 역량 강화 △중국·북미·일본 사업 확대 집중 및 동남아 사업 역량 강화 등이다. '숨37', '오휘' 등을 럭셔리 브랜드로 리빌딩하거나 인디 브랜드 육성이 핵심이다. 여기에 중국·북미·일본 등 해외사업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지난해 실적이 부진했던 만큼 주주총회 현장에서 주주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LG생활건강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7조1858억원으로 전년보다 11.2% 감소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44.9% 감소한 7111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이렇다 보니 주주총회에 참석한 주주들의 질문도 실적에 쏠렸다. 북미 사업 M&A(인수합병)로 인한 손상차손 발생 관련 질문이 대표적이었다. LG생활건강은 북미 사업 관련 1536억원에 달하는 손상차손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CFO는 "에이본과 보인카 인수 시 발생한 자산상 손상이 있었지만, 감사법인과 충분한 상의 하에 손상을 결정했고 추정 가능한 범위 내에서는 손상을 다했기에 추가 손상을 우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추가 M&A를 검토하냐는 질문에는 "재무적으로 좋아진 게 있기에 북미 기회가 있다면 언제든지 준비돼 있다"며" 아주 면밀히, 신중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김 CFO 설명만으로 주주들을 설득하기는 어려워 보였다. 유튜브 채널 오박사TV를 운영한다는 오정훈씨(37)는 "주주로서 중국이 안 좋았으니까 이해는 되지만 중국이 나빠지니까 북미를 대비한 면이 있는 것 같다"며 "앞으로는 미리미리 사업을 준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주주총회에서는 △제22기 재무제표 승인 △이사 선임(사내이사 이정애, 사외이사 김재환)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김재환) △이사 보수 한도 승인 등 4개 안건이 채택됐다. LG생활건강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11.2% 감소한 7조1858억원, 영업이익은 44.9% 감소한 7111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