팹리스 물적분할한 DB하이텍, 주주 달래기…"자회사 상장 안해"

머니투데이 오진영 기자 2023.03.28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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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하이텍 부천공장 전경DB하이텍 부천공장 전경


DB하이텍이 물적분할을 추진 중인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사업부를 분할 후에도 상장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DB하이텍은 28일 "(팹리스를 담당하는) 브랜드 사업부 분할 추진을 계기로 주주 친화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쳐나가겠다"라며 "분할 후 신설되는 자회사의 상장 계획은 없으며, 이와 관련해 주주 권익 보호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DB하이텍은 오는 29일 정기주주총회에서 브랜드 사업부를 물적분할하는 안건을 상정한다. 물적분할은 기존 회사가 신설 자회사의 지분을 100% 소유하는 형태로 이뤄지는 회사 분할을 뜻한다. DB하이텍은 팹리스를 자회사로 나눈 뒤 고수익 전력반도체에 집중하는 파운드리(위탁 생산) 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계획이다.



DB하이텍의 소액주주들은 물적분할에 반발하고 있다. 특히 분할 자회사가 상장하면 기존 회사의 기업가치가 떨어져 주주들이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소액주주연대는 DB하이텍의 물적분할이 분할 5년 이후에 상장할 가능성이 있고, 자본시장법 위반 소지가 있어 절차를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DB하이텍은 이에 대해서 "물적분할 후 5년 내 자회사를 상장할 경우 주주총회 특별 결의를 거치도록 모회사 정관에 명시하겠다"라며 "5년이 지난 후 상장을 추진할 때에도 모회사 주총 특별결의 의무화 조항을 자회사 정관에 신설해 일반 주주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DB하이텍은 이외에도 배당을 확대하는 등 주주 친화정책을 적극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2023년 주당 배당금을 배당성향 10%에 해당하는 1300원으로 늘리고, 향후 배당성향 10%를 정책화한다. 또 오는 2024년까지 자사주 비중을 15%까지 높여 지속적으로 유지할 계획이다.

DB하이텍은 "브랜드사업부 분할은 고객과의 이해관계가 상충되는 파운드리와 팹리스 사업을 분리해 동반 성장을 꾀하기 위한 것"이라며 "분할 후 각 사업의 전문성·경쟁력을 강화해 기업가치를 높이면 주주가치도 함께 상승해 갈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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