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사진 오른쪽에서 세번째)이 지난달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를 찾아 QD-OLED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사업전략을 점검했다./사진=삼성전자
디스플레이는 유리원판 크기 따라 세대를 구분하는데, 8세대(2200×2500㎜) 중 가로·세로 길이가 10㎝가량 큰 8.7세대가 최신 라인이다. 디스플레이 크기가 커지면 제조공정에서 버려지는 면적이 작고 효율성도 높아진다. 6세대(1500x1850mm)가 주로 생산되고 있다. 폴더블(접는) 디스플레이와 태블릿PC뿐만 아니라 자동차 등 쓰이는 곳이 늘어나고 크기도 커지면서 8세대로 업그레이드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은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8.7세대 공급을 위한 대대적인 양산체계를 갖추기 위한 투자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달 충남 아산 삼성디스플레이 캠퍼스를 찾아 '미래 핵심 기술'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끊임없이 혁신하고 선제적으로 투자해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실력을 키우자"고 말했다. 당시 이 회장은 QD-OLED(퀀텀닷 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사업전략을 점검했다.
이번 투자는 낮은 가격을 무기로 위협적 존재가 된 중국 경쟁업체를 견제하기 위한 결정이기도 하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중국 기업들과의 기술) 격차가 있는 폴더블 디스플레이 시장조차 2~3년이면 따라잡힐 수 있을 것이란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중국 업체인 BOE와 CSOT는 폴더블 OLED 시장 점유율이 14% 안팎에 달한다.
지역 균형발전을 고려한 결정이라는 점도 주목할 사안이다. 경기도 용인에 반도체 클러스터가 만들어 지는데, 지역 균형발전 차원에서 충남이 낙점됐다는 것. 충남 아산에 공장을 운영 중인 삼성디스플레이는 세계 최대 규모 디스플레이 클라스터에서 중추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삼성은 지난 15일 지역균형 개발을 위한 60조원 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10년 간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전자 등 주요 계열사들이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2023년 태블릿 OLED패널 예상 출하량은 530만대로, 지난해 430만대 대비 23.2%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차량용 디스플레이의 성장세도 주목된다. 옴디아는 전장용 OLED 디스플레이 시장 규모가 2020년 5615만달러(약 730억원)에서 2027년 12억 달러(1조5000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