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이어 디스플레이도…尹정부 '제조업 균형발전' 시동
머니투데이 세종=김훈남 기자, 이정혁 기자, 이재윤 기자
2023.03.28 14:31
[충남 아산 디스플레이 클러스터]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14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디스플레이는 반도체에 이은 우리 주력 산업이자 수출 품목이다. 다만 그 위상이 예전같지 않다. 정부가 충남 아산 디스플레이 클러스터(산업단지)에 조단위 투자를 추진하는 배경이다. 디스플레이의 세계시장 1위 탈환과 초격차 확보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경기 용인에 반도체 메가클러스터를 조성한 만큼 아산 디스플레이 클러스터는 지역균형발전을 고려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정부의 이번 디스플레이 산단 투자 검토는 정부의 국가첨단산업단지를 통한 전략산업 초격차 확보전략의 연장선에 있다. 앞서 정부는 경제안보 강화 차원에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AI(인공지능) 등 미래전략산업을 집중 지원, 세계 시장에서 초격차를 확보한다는 국정과제를 마련했다. 그 일환으로 아래 반도체를 비롯한 국가 차원의 첨단전략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산단 조성 방침을 결정했다.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말까지 업계와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전략산업 특화 산단 지정 신청을 받았고 그 결과 전국 광역·기초자치단체 20곳이 지원했다. 아산 탕정의 디스플레이 산단도 당시 지정을 검토했던 유력 후보군으로 전해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5일 '제14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하고 300조원 규모 투자를 동반한 경기 용인 반도체 메가클러스터 구축 방침을 밝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기존의 반도체 생산 설비가 경기 기흥(용인)·화성·평택·이천 등지에 몰려있는 데다 산단의 핵심 품목인 시스템반도체를 육성하기 위한 팹리스밸리가 판교에 위치한 점을 고려한 판단이었다.
수도권 쏠림 현상에 대한 우려가 나왔지만 미래 먹거리인 시스템반도체 분야의 세계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자는 차원이다. 대신 정부는 지역별로 집중 육성이 가능한 산업을 선정해 14개 국가첨단산업벨트를 조성하기로 했다. △창원 방위·원자력(경남) △대전 나노·반도체 △천안 미래모빌리티·반도체 관련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가치사슬망 △광주 미래차 핵심부품 △고흥 우주산업 △경주 SMR(소형모듈원자로) 등 각 지역과 기존 주력 산업의 매칭을 통해 산업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의도다.
이번 디스플레이 산단 투자 검토 역시 반도체와 국가첨단산업벨트 등 15개 특화 산단 조성 정책의 후속편으로 해석된다. 정부는 앞서 디스플레이 시장 세계 1위 탈환을 목표로 디스플레이를 반도체와 같은 '국가전략기술'로 지정하고 설비투자에 대한 세액공제를 최대 25%까지 확대했다. 투명·확장현실·차량용 디스플레이 등 3대 유망분야 실증지원 등을 통해 초격차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다.
신규·차세대 생산라인 구축을 위해선 민간의 조단위 투자가 필수적인 만큼 지난 15일 발표와 별도로 디스플레이 산단 조성 정책을 검토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조단위 투자를 바탕으로 핵심기술 유출을 막기위한 수출 승인 M&A(기업간 결합) 승인 등 기업들의 애로사항 해소와 산단 조성을 위한 인·허가 특례, 지자체 간 협업 모색 등이 정책에 담길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지난 15개 특화 산단 지정과 이번 디스플레이 산단 투자 등 정책과정에서 지자체의 적극적인 수요를 확인한 만큼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단 지정의 일자리 창출과 수출 증가 등 경제효과를 확인하는 대로 추가 지역 산단 지정·조성 정책도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디스플레이 산단 조성과 관련해선 아직 확정된 바 없다"고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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