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리프트, 공동창업자 모두 사임… 매각 준비?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2023.03.28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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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창업자' 로건 그린 CEO·존 짐머 회장 사임
연이은 적자·주가 폭락 등 경영 악화 여파
'아마존 전 임원' 데이비드 리셔, 새 CEO 취임

/사진=블룸버그/사진=블룸버그


미국 차량공유서비스업체인 리프트가 회사 공동창업자의 동반 사임을 발표했다. 경쟁사 우버와 달리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위기 극복에 실패한 리프트가 CEO 교체로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번 인사를 리프트의 잠재적 매각 준비로 봤다.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리프트는 이날 회사 공동창업자인 로건 그린 CEO와 존 짐머 회장이 각각 사임한다고 밝혔다. 그린 공동창업자는 신인 CEO 취임과 동시에 CEO 자리에서 물러나 이사회 의장을 맡을 예정이다. 짐머 회장은 오는 6월 30일부터 이사회 부의장으로 활동한다.



리프트는 회사 공동창업자의 사임 이유에 관해선 설명하지 않았다. 그러나 주요 외신은 리프트의 시장 점유율이 경쟁사인 우버에 크게 밀리고, 팬데믹 때부터 시작된 회사의 실적 부진이 여전한 것이 공동창업자의 퇴임으로 이어졌다고 봤다.

특히 블룸버그는 리프트가 공동창업자 사임을 계기로 잠재적인 매각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고 짚었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의 맨딥 싱 애널리스트는 "이번 결정은 리프트가 어려운 경쟁 상황에 놓여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현금 소진과 시장 점유율 손실 위험 속 리프트가 (공동창업자 사임을 계기로) 매각을 포함한 전략적 옵션을 모색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리프트는 우버보다 3년 늦은 2012년에 설립됐지만, 우버와 함께 미국의 대표 차량공유업체로 부상했다. 그러나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때부터 리프트는 우버보다 한참 뒤처지기 시작했다. 우버는 팬데믹 락다운(봉쇄령)에 따른 수요 급감 위기를 음료·음식 배달 서비스 확장으로 극복했지만, 리프트는 위기 극복에 실패했다. 그 결과 지난해 말 기준 우버와 리프트의 시장 점유율은 각각 74%, 26%로 크게 벌어졌고, 적자와 주가 추락도 이어졌다. 회사는 지난해 11월 전체 직원의 13%를 해고하는 등 위기 극복에 나섰지만, 상황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위기의 리프트, 공동창업자 모두 사임… 매각 준비?
지난해 리프트의 연간 적자 규모는 15억8400만 달러(약 2조554억원)로, 전년도의 10억6200만달러에서 크게 늘었다. 올해 매출 전망도 어둡다. 리프트는 앞서 올해 1분기 매출 전망치를 시장 예상(10억9000만 달러)보다 크게 낮은 9억7500만 달러로 제시했다. 2019년 미국 나스닥 상장 당시 주당 76달러에 달했던 주가는 10달러 아래로 80% 이상이 추락했다. 27일 기준 뉴욕증시의 리프트 종가는 9.60달러다. 시간 외 거래에서 CEO 교체 소식에 4.37% 급등하기는 했지만, 주가는 여전히 10달러대에 머물러 있다.

한편 신임 CEO는 아마존의 전 임원인 데이비드 리셔가 맡는다. 내달 17일 취임 예정인 리셔 내정자는 지난 2021년부터 리프트 이사회 위원으로 활동해왔다. 리셔 내정자는 아마존 제품 책임자, 마이크로소프트(MS)의 총괄매니저를 지내다 지난 2009년 비영리 재단인 월드리더(Worldreader)를 설립했다. 리프트와의 인연은 지난 2021년 이사회 멤버로 활동하면서 시작됐다. 그는 이날 성명을 통해 "회사 역사상 중요한 순간에 CEO를 맡게 돼 영광이다. 사업을 새로운 차원의 성공으로 이끌 준비가 돼 있다"며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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