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건보 재정 3.6조, 2년째 흑자… 누적 준비금 23.9조

머니투데이 박미주 기자 2023.03.2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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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 수입 88.8조로 10.3% 늘고 지출은 85.2조로 9.6% 증가

사진= 건보공단사진= 건보공단


지난해 국민건강보험 당기 수지가 3조6000억원으로 2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직장가입자 수가 늘고 명목임금이 늘면서 수입이 증가한 영향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으로 병원 이용자 수가 늘면서 지출도 늘고 있다. 경기 침체, 저출산·고령화, 의료 이용 회복 등으로 재정 불확실성은 커질 전망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지난해 건강보험 재정 당기수지(현금흐름기준)가 연간 3조6291억원 흑자로 집계됐다고 28일 밝혔다. 누적 적립금은 23조 8701억원(급여비 기준 3.4개월 분)이다. 전년 대비 수입은 8조3000억원, 지출은 7조5000억원 각각 증가했는데 지출증가폭보다 수입증가폭이 커 재정수지가 개선됐다.



수입은 지난해 9월 시행한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2단계 개편으로 지역가입자 보험료 부담이 경감됐으나 소득 증가·경제 성장 등으로 전년 대비 10.3% 증가했다. 최근 5년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상용근로자의 꾸준한 증가로 직장가입자 수가 전년보다 3.2% 늘고 경제성장(2021년 경제성장률 4.1%)과 명목임금 상승(2021년 5인이상 명목임금상승률 5.0%)으로 직장 보수월액 증가율이 지난해 4.0% 증가한 때문이다.

직장근로자의 연말정산보험료도 2021년 2조1000억원에서 지난해 3조3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체납금 징수 강화 등으로 지역가입자 보험료 징수율 또한 102.4%로 전년 대비 2.2%포인트 올랐다.



지출은 전년 대비 7조5000억원으로 전년보다 9.6% 늘며 최근 3년간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문재인 케어'(문재인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 확대) 시작 이후인 2019년 지출 증가율이 13.8%였다가 코로나19로 인한 의료 이용 감소로 2020년 4.1%, 2021년 5.3%로 낮아졌는데 코로나19 상황이 호전되며 지난해 지출 증가율이 다시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8월3일 서울역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이 코로나19 검사를 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지난해 8월3일 서울역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이 코로나19 검사를 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지난해 의료 이용 회복으로 코로나19 초기 감소했던 호흡기질환(코로나19 외) 등 경증 질환 관련 급여비는 전년보다 11.3% 증가한 19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외래 비중이 높은 의원급은 외래 급여비 증가(16.2%)로 총 급여비 증가율(15.0%)이 최근 4년 중 가장 높았다.

또 지난해 상반기 오미크론 확산에 따른 동네 병·의원 검사치료 체계 전환으로 코로나19 검사·치료비 지원이 2020년 3000억원에서 2021년 2조2000억원, 지난해 4조1000억원으로 확대됐다.

2021년 대비 수가(환산지수) 인상으로 1조원 정도 지출이 증가하고, 임·출산 진료비 등 현금급여 확대, 건강검진 수검인원 증가로 관련 지출도 증가(8.3%)했다.


향후 건강보험의 재정 불확실성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2년 연속 당기수지 흑자 상황이나 글로벌 경기침체,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생산인구 감소, 2025년 초고령사회 도달, 의료이용 회복 등 때문이다.

공단 관계자는 "정부가 발표한 '건강보험 지속가능성 제고방안'에 따라 재정관리를 더욱 강화해 나가는 한편 '필수의료 지원 대책'에 따라 꼭 필요한 의료적 필요에 대해서는 지원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며 "재정건전성과 투명성을 확보해 건강보험을 안정적으로 운영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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