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파운드리 투자의 힘…"韓, 내년 반도체 장비 구매 中앞선다"

머니투데이 김재현 전문위원 2023.03.28 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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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ML 클린룸/사진=ASMLASML 클린룸/사진=ASML


내년 한국의 반도체 장비 구매 규모가 중국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의 대중 수출 제재로 인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과 삼성의 공격적인 파운드리 투자 영향이 합쳐진 결과로 풀이된다.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국제반도체장비 재료협회(SEMI) 자료를 인용해 오는 2024년 한국이 전년 대비 41.5% 늘어난 210억달러(약 27조3000억원)를 반도체 장비에 투자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은 2% 증가한 166억달러(약 21조6000억원)를 투자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중국이 미국의 대중 제재로 ASML 등 업체로부터 첨단반도체를 생산하기 위해 필요한 핵심 장비를 구매하기가 힘들어졌다는 사실을 반영한 전망이다. 네덜란드와 일본 정부가 미국의 대중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에 합류하면서 중국은 엔비디아의 최첨단 GPU 뿐 아니라 도쿄일렉트론의 반도체 장비도 손에 넣을 수 없게 됐다.



글로벌 반도체 장비 '톱5'는 미국의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AMAT)·램리서치·KLA와 네덜란드의 ASML, 일본의 도쿄일렉트론(TEL)이다. 미국이 네덜란드와 일본 정부를 움직여 글로벌 '톱5' 장비업체들이 모두 미국의 대중 수출 통제에 동참하게 되면서 중국은 사실상 최첨단 반도체 생산이 어려워졌다.

2024년 각 국의 반도체 장비 구매 증가율/사진=블룸버그 홈페이지 캡쳐2024년 각 국의 반도체 장비 구매 증가율/사진=블룸버그 홈페이지 캡쳐
한편 미국의 수출 통제로 중국의 반도체 장비 투자가 정체되는 동안 한국의 반도체 장비 투자는 크게 늘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국의 대중 반도체 견제가 더 심해지면서 이미 추가 파운드리 공장을 미국과 한국에 짓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섰다.

특히 삼성전자는 2042년까지 '용인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에 300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삼성은 파운드리 사업 확대를 위해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도 170억달러를 투자해 파운드리 공장을 짓고 있다.


TSMC가 있는 대만은 내년에도 4.2% 늘어난 249억달러(약 32조4000억원)를 반도체 장비 구매에 투입해 글로벌 1위를 유지할 전망이다. 내년 일본의 반도체 장비 구매는 70억달러(약 9조1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됐다.

한편 글로벌 반도체 장비 구매규모는 올해 반도체 수요 감소와 재고 부담으로 22% 쪼그라들었다가 2024년 21% 증가한 920억달러(약 119조6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SEMI는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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