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99%↑' 에코프로에만 몰리는 돈…증권가 전망도 멈췄다

머니투데이 박수현 기자 2023.03.27 17:01
글자크기
'올해 299%↑' 에코프로에만 몰리는 돈…증권가 전망도 멈췄다


올해 들어 주가가 급상승한 에코프로 그룹주(에코프로비엠·에코프로·에코프로에이치엔)에 거래대금이 대거 몰렸다. 코스닥 지수의 상승을 견인하면 에코프로 그룹주엔 '빚투'(빚내서 투자)와 공매도가 동시에 달려든 상태다. 증권가에선 주가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코프로 (106,000원 ▼2,100 -1.94%)는 전 거래일 대비 1만6000원(3.73%) 내린 43만9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에코프로에서 양극재 제조 부문을 물적분할한 에코프로비엠 (236,000원 ▲2,000 +0.85%)은 3.00% 내린 22만6000원에, 환경 사업을 인적분할한 에코프로에이치엔 (69,300원 ▲200 +0.29%)은 7.71% 내린 8만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들어 에코프로 그룹주의 상승세는 뜨겁다. 에코프로는 지난 1월2일과 비교해 299.09% 오르면서 에코프로 그룹주 가운데 가장 많이 올랐다. 연초 코스닥 시가총액 6위였던 에코프로는 셀트리온헬스케어, 엘앤에프, 카카오게임즈, HLB를 제치고 이날 기준으로 시가총액 2위다.

지난해 11월3일부터 코스닥 시가총액 1위를 지키던 에코프로비엠은 지난 1월2일 종가 기준으로 9만3400원이던 주가가 2달여만에 141.97% 올랐다. 에코프로에이치엔도 지난 23일 하루 만에 23.61% 오르는 등 연초 대비 78.22% 오른 상태다. 세 종목 상승률 모두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 상승률을 웃돈다.



에코프로 그룹주의 주가가 올라가면서 코스닥 지수에 미치는 영향력도 커졌다. 최근 5거래일(지난 21일~27일) 동안 코스닥 전체 거래대금(13조1577억9164만원)에서 에코프로 그룹주의 거래대금(9조7256만4215원)이 차지하는 비율은 73.91%에 달했다. 주수로 집계되는 거래량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3.77%였다.

올해 들어 코스닥 시장 수익률은 세계주가지수 가운데 2위를 기록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8일 종가 기준으로 코스닥 지수는 올해 19.98% 올라 2위를 기록했다. 코스닥 지수 상승의 배경에는 시가총액 상위종목에 이름을 올린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 등 2차전지 관련주의 약진이 있었다.

다른 종목이 약세를 보일 때도 거래대금 대부분을 차지하는 에코프로 그룹주가 홀로 선전하면서 지수가 왜곡된다는 우려도 나왔다.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의 시가총액 비중의 합은 지난 1월2일 3.82%에서 이날 기준으로 8.62%가 됐다. 이에 따라 코스닥 전체에 미치는 영향력도 커진 것이다.


에코프로 그룹주의 상승세에 개인 투자자들은 빚투를 선택했다. 지난 24일 기준으로 에코프로비엠은 신용융자잔고는 173만5315주로 잔고율은 1.76%다. 에코프로와 에코프로에이치엔의 신용융자거래 잔고는 각각 29만5339주(1.13%)와 46만4500주(3.02%)로 코스피와 코스닥 평균 신용융자 잔고 비중(0.78%)을 웃돈다.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 세력도 에코프로 그룹주를 골랐다. 이날 기준으로 에코프로의 공매도량은 6만2137주로 공매도 거래대금 비중은 5.60%에 이른다.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에이치엔의 공매도량은 각각 22만4843주, 11만1176주다. 공매도 거래대금 비중도 각각 8.12%, 7.38%에 달했다. 특히 에코프로비엠의 경우 공매도 거래비중이 20%에 육박하는 날이 심심치 않게 나온다. 당일 공매도 대금도 100억원대를 넘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에코프로 그룹주의 주가 전망에 대한 예측을 멈춘 상태다. 에코프로에 대해서는 지난달 3일을 마지막으로 리포트가 나오지 않고 있다. 에코프로비엠에 대해서도 지난 9일 나온 리포트를 마지막으로 리포트가 나오지 않는 상태다. 그 사이 주가는 증권사의 평균 목표주가를 넘어섰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2차전지의 성장 가능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 주가는 너무 급격하게 오른 측면이 있다"며 "2차전지의 성장 가능성이 어느정도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전망에 달려있다는 것을 고려할 때 추가적인 상승 모멘텀에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