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 /사진제공=에이비엘바이오
이 대표는 "올해 ABL503·111 임상 데이터가 괜찮다. ABL503의 경우 현재까지 데이터를 보면 경쟁사 젠맵보다 독성, 효능이 좋은 것으로 나온다"며 "항암에서도 에이비엘바이오가 글로벌 성과를 낼 수 있는 2023년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임상 결과는 올 하반기부터 순차적으로 공개된다. ABL111 임상 중간결과는 올해 가을 유럽종양학회(ESCO)에서 아이맵을 통해 발표될 예정이다. ABL503 중간결과는 내년께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에이비엘2.0' 시대 열었다사업모델을 고도화하는 노력도 이어간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올해 'ABL2.0' 챕터를 열었다. 이 대표는 "미국 리제네론 역사를 보면 탄탄한 기술을 기반으로 연구개발을 하다가 기술이전에 성공했고, 사노피와 파트너십 계약을 맺어 리제네론이 개발하면 사노피가 상용화했다"며 "이후엔 사노피와 공동개발을 통해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고 사노피와 결별한 다음 독자적으로 움직였다"고 전했다. 이어 "대한민국 바이오가 갈 수 있는 길이라고 본다"며 "당장 인력, 자본 역량으로 임상 3상을 끌고갈 수 있는 곳이 많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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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비엘바이오는 국내 바이오 업계에서 해당 모델의 선구자가 되겠다는 포부다. 그는 "향후 2년간 지속적으로 빅파마에 기술이전을 추진해 현금 유동성을 갖추고, 이를 기반으로 임상 2상 몇개는 직접 진행해 크게 기술이전을 하려고 한다"며 "7년 정도 지나 'ABL3.0' 챕터가 열리면 빅파마와 공동개발에도 나설 것"이라고 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이미 기술이전 성과로 1500억원의 현금도 확보했다. 최근 자금난에 시달려 본업에 어려움을 겪는 다수 바이오사들과 다르다. 상장 후 투자나 대출을 받지도 않아 갚아야할 돈도 없다.
다만 이러한 사업모델이 성공하려면 보유 파이프라인의 기술력, 시장성 등을 글로벌에서 인정받는게 중요하다. 이 대표는 "업프론트, 마일스톤을 잘 받는 것이 중요하다"며 "또한 기술이전 후보물질이 도중에 죽어서도 안 된다. 임상이 잘 되면 로열티도 받을 수 있게 된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선 '될 놈을 잘 선별해서 찾아내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는 전언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매분기 30여명의 연구원들이 조사해온 타깃들을 기반으로 후보군을 만든 다음 한 자리에 모여 1차, 2차, 3차에 걸친 리뷰 절차를 진행한다. 약 한 달간 진행되는 작업이다. 이 대표는 "타깃을 놓고 우리는 경쟁사 대비 어떤 부분에서 차별성이 있을지, 그 이유가 정확한 타당성이 있는지 철저히 고민한다"며 "또한 생각보다 효능, 독성이 안좋다 하면 냉정하게 프로젝트를 버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내 것이 좋다고 하는 것보단 남이 너 것이 좋다고 하는 게 정답 아니겠느냐"며 "기업은 스스로에 냉정해야 한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이어 "내 것이 좋다고 검증받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빅파마에 기술을 이전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