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점 만점에 5.951점.' 우리나라 사람들이 자신의 삶을 평가해 매긴 주관적 행복도 점수다. 유엔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의 '2023 세계행복보고서'에서 우리나라는 조사대상 137개국 중 57위를 차지했다. 2021년에는 149개국 중 62위, 2022년에는 146개국 중 59위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진국에 진입한 우리나라 국민이 스스로 매긴 행복도 점수가 겨우 세계 50~60위권에 머문다는 사실은 당혹스럽다. 2021년 기준 우리나라 GDP는 전년 대비 10% 성장한 1조8102억달러를 기록했다. 당당히 세계 10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그 성장의 이면에 역대 최저인 합계출산율 0.78명,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위인 인구 10만명당 자살자수 24.1명 등 고달픈 삶의 현실이 존재함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 때문에 자신에게 가능한 최상의 삶에 큰 욕심을 부리지 않는 북유럽 특유의 문화에서 그 행복의 비결을 찾는 분석들도 있다. '얀테의 법칙'과 '라곰'(lagom)이 바로 그것이다. 얀테의 법칙은 '당신이 특별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말라' '당신이 남들보다 더 똑똑하다고 생각하지 말라' 등 10개 규칙으로 구성된 북유럽의 전통적 생활규범이다. 스웨덴어 라곰은 너무 많지도, 너무 적지도 않은 양을 의미한다. '적절한' '알맞은' 정도의 뜻이다. 삶의 측면에서 라곰은 최소한의 필요만 충족한 상태에서 만족하고 행복하기를 강조한다.
한 나라의 성공을 판단하는 잣대는 시대에 따라 변한다. 이미 유엔은 2012년 3월20일을 '세계 행복의 날'로 정하고 국가의 성공은 국민의 행복도에 의해 평가돼야 하며 국민의 행복이 정부의 궁극적 목표가 돼야 한다고 선포했다. 우리나라도 기존 GDP 중심의 양의 성장을 넘어 국민총행복에 초점을 맞춘 질의 성장 시대로 조속히 전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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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심리학자 대니얼 카너먼은 "행복을 위한 정책목표는 인간의 고통(U지수, 개인이 불쾌한 상황에 소비하는 시간의 비율)을 줄이는 것이라야 한다"고 조언한다. 교통수단 개선을 통해 직장인들의 출퇴근 시간을 줄여주고 일하는 여성을 위해 보육시설을 확충하며 노인들에게 사람들을 만나는 기회를 확대하는 것 등이 대표적인 방법들이다.
행복은 기쁨의 강도가 아니라 빈도라는 말이 있다. 로또 당첨 같은 큰 기쁨이 아니라 특별한 것 없는 일상의 소소한 기쁨들이 실제로는 삶의 행복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행복해지고 싶다면 당신의 삶 순간순간에 깃들어 있는 행복들을 꽉 붙잡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