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행복도 점수는 갤럽세계여론조사(GWP)가 매년 세계 150여개국에서 실시하는 '주관적 웰빙'에 대한 3년치 설문조사 데이터를 바탕으로 산출된다. 1인당 GDP(국내총생산), 사회적 지원(문제가 생겼을 때 도와줄 사람의 존재 여부), 기대 건강수명, 삶에 대한 선택의 자유, 관용(지난 한 달 동안 기부 여부), 부정부패지수와 같은 행복에 영향을 미치는 6개 핵심 변인은 점수측정이 아니라 국가간 행복도 차이를 설명하기 위한 용도로 활용될 뿐이다.
#세계 행복도 순위에서 '8학군'은 단연 북유럽이다. 핀란드는 10점 만점에 7.804점으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무려 6년 연속 1위다. 덴마크(2위) 아이슬란드(3위) 스웨덴(6위) 노르웨이(7위) 등 다른 북유럽 국가들도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북유럽 국가들의 1인당 GDP는 2021년 기준 5만3000~8만9000여달러에 달한다. 세계 최상위 부자나라들이다. 그러나 다른 고소득 국가에 비해서도 상대적으로 높은 이들 국가의 행복도 점수는 소득만으로 설명하긴 어렵다. 소득이 일정수준을 넘어 기본욕구가 충족되면 소득이 증가해도 행복은 더이상 증가하지 않는다는 '이스털린의 역설'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이 때문에 자신에게 가능한 최상의 삶에 큰 욕심을 부리지 않는 북유럽 특유의 문화에서 그 행복의 비결을 찾는 분석들도 있다. '얀테의 법칙'과 '라곰'(lagom)이 바로 그것이다. 얀테의 법칙은 '당신이 특별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말라' '당신이 남들보다 더 똑똑하다고 생각하지 말라' 등 10개 규칙으로 구성된 북유럽의 전통적 생활규범이다. 스웨덴어 라곰은 너무 많지도, 너무 적지도 않은 양을 의미한다. '적절한' '알맞은' 정도의 뜻이다. 삶의 측면에서 라곰은 최소한의 필요만 충족한 상태에서 만족하고 행복하기를 강조한다.
한 나라의 성공을 판단하는 잣대는 시대에 따라 변한다. 이미 유엔은 2012년 3월20일을 '세계 행복의 날'로 정하고 국가의 성공은 국민의 행복도에 의해 평가돼야 하며 국민의 행복이 정부의 궁극적 목표가 돼야 한다고 선포했다. 우리나라도 기존 GDP 중심의 양의 성장을 넘어 국민총행복에 초점을 맞춘 질의 성장 시대로 조속히 전환해야 한다.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심리학자 대니얼 카너먼은 "행복을 위한 정책목표는 인간의 고통(U지수, 개인이 불쾌한 상황에 소비하는 시간의 비율)을 줄이는 것이라야 한다"고 조언한다. 교통수단 개선을 통해 직장인들의 출퇴근 시간을 줄여주고 일하는 여성을 위해 보육시설을 확충하며 노인들에게 사람들을 만나는 기회를 확대하는 것 등이 대표적인 방법들이다.
행복은 기쁨의 강도가 아니라 빈도라는 말이 있다. 로또 당첨 같은 큰 기쁨이 아니라 특별한 것 없는 일상의 소소한 기쁨들이 실제로는 삶의 행복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행복해지고 싶다면 당신의 삶 순간순간에 깃들어 있는 행복들을 꽉 붙잡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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