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시범경기 8연승을 이끈 박진만 감독. /사진=삼성 라이온즈
전날 3-5으로 삼성에 패했던 두산은 이날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를 선발로 내보내며 필승 의지를 다졌지만 기대대로 쉽게만 풀려가진 않았다. 결과는 2-1 삼성의 승리. 삼성은 8연승을 달리며 10승 2패로 2위 LG 트윈스(8승 4패)와 승차를 2경기로 벌리며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반면 두산은 3승 6패 2무로 7위에 머물렀다.
경기 중반까지는 선발 투수간 대결이었다. 알칸타라는 5이닝 동안 2피안타 3볼넷 2탈삼진 무실점 호투하며 삼성 타선을 꽁꽁 묶었다. 알버트 수아레즈도 6이닝 동안 3피안타 2볼넷 4탈삼진으로 잘 던졌지만 1점을 내준 게 뼈아팠다.
투수 6명을 활용하며 총력전을 펼친 이승엽 두산 감독. /사진=뉴시스
삼성도 1점 리드를 지키기 위해 총력전에 나섰다. 수아레즈에 이어 7회말 등판한 김대우가 선두타자 김재환에게 2루타를 맞았지만 양의지를 우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웠다. 순간 공이 빠지며 양석환을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냈으나 대타 호세 로하스에게 결정구 슬라이더를 던져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김대우의 역할은 거기까지였다. 박진만 감독은 이재익을 불러올려 대타 강승호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살얼음판 리드를 지켜냈다.
8회초 강한울이 볼넷으로 출루하자 두산 투수 고봉재는 도루를 의식해 수차례 견제를 했고 벤치에 사인이 나온 듯 피치아웃까지 하며 동점을 내주지 않기 위해 철저히 대비했다. 결국 추가진루 없이 김동엽을 1루수 땅볼로 잡아내 이닝을 마쳤다.
이어진 8회말 1사에서 볼넷으로 출루한 두산 김대한이 기회를 노리다 2루로 뛰었다. 이를 예상하고 있던 김태군의 송구는 김대한보다 더 빨리 2루로 향했다. 이채익이 2사에서 주자 2명을 볼넷으로 내보내자 삼성 벤치가 다시 움직였다. 마운드엔 좌투수 이승현, 두산도 대타 송승환을 타석에 세웠다. 경기 막판까지 양 팀이 얼마나 승리를 챙기고 싶어하는지 알 수 있는 장면이었다. 결과는 헛스윙 삼진 이채익의 승리.
잠실구장. /사진=OSEN
이날 잠실구장엔 시범경기임에도 관중 6199명이 찾았다. 무료입장이 가능한 평일과 달리 유료로 티켓을 구매하고도 이만큼 관중이 들어찼다는 것은 이 매치업에 대한 관심이 크다는 걸 의미하기도 했다.
이날 전국 5개 구장에서 동시에 시작한 경기 가운데 이 경기가 가장 적은 득점이 나왔다. 그럼에도 경기 종료 시간은 가장 늦었다.무려 3시간 141분에 걸친 혈투였다. 얼마나 치열한 교체와 작전 등이 펼쳐졌는지를 나타내주는 대목이다.
올 시즌 내내 반복될 두 감독의 라이벌구도가 KBO리그의 새로운 관전포인트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양 팀의 첫 대결은 다음달 25일부터 27일까지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펼쳐진다. 이승엽 감독이 두산 사령탑으로 찾는 첫 대구 원정이라는 점에서도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