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주로 연매출 5000억원 이상의 대형 제약사들 중심으로 반려동물 의약품 시장 진출이 진행됐다"며 "올해부턴 중·소형 제약사들도 사업목적에 동물의약품 개발과 제조, 판매를 추가해넣기 시작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반려동물 의약품 시장이 급성장 한다는 전망이 나오기 시작한 시점이었다. 한국동물약품협회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국내 동물용 의약품, 의약외품, 의료기기 등의 시장 규모는 1조3481억 원으로 2020년 대비 10% 증가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21년 국민의식 조사를 통해 전체 가구의 25.9%인 606만 가구가 개와 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다고 밝혔다. 농촌경제연구원은 국내 반려동물 시장이 2027년이면 2020년의 두 배 수준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이렇게 2021년을 기점으로 본격화된 반려동물 의약품 시장 공략은 일단 사람에게 효과를 본 '스테디셀러' 일반의약품을 재단장해 동물용으로 내놓는 개발·판매 전략이 주류였다. 대웅제약의 자회사 대웅펫은 지난해 비타민 B군 중심의 영양제 임팩타민을 반려동물용 영양제로 바꾼 '임팩타민펫'을 출시했다. 같은해 광동제약은 한방 영양제 '경옥고'를 반려견용으로 재단장한 '견옥고'를 내놨다. 동국제약은 2021년 국내 최초 반려견 전용 치주질환 치료제 '캐니돌 정'을 출시했는데 회사의 잇몸용 일반의약품 인사돌과 주 성분이 비슷하다.
이제는 일반의약품을 넘어 전문의약품 영역에서도 반려동물용 연구가 진행 중이다. 대웅제약은 사람 대상으로 국산 36호 신약으로 허가받은 당뇨치료제 '엔블로'를 바탕으로 반려견을 대상으로 한 개발에 나섰다. 이미 두 차례의 연구자 주도 임상에서는 유효성 및 안전성이 확인된 상태다. 현재 당뇨병 치료 목적의 경구용 동물의약품은 없다. 대부분 인슐린 주사로 치료가 진행되는데 엔블로의 추후 개발이 성공적일 경우 첫 경구용 반려견 당뇨치료제가 될 수 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반려견은 2형 당뇨보다 1형 당뇨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1형 당뇨견을 대상으로 개발이 진행 중"이라며 "경구 치료제가 없는 해당 시장에 새로운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