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6일 한전은 산업부에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연료비 변동분을 반영한 2분기 연료비 조정단가 내역을 산정해 제출했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 △연료비 조정 요금 △기후환경요금 △기준연료비 등으로 구성된다. 연료비 조정단가는 5원으로 동결하기로 했다. 기후환경요금도 사실상 동결된다.
특히 2분기 전기요금을 올리지 못하면 여름철 전력수요를 감당해야 하는 한전의 부담이 커진다. 2분기 요금을 동결하면 하반기 요금 인상 압박이 더 커지는데 7~8월이 있는 3분기에 전기요금을 올리는 것은 더 쉽지 않다.
1분기 전기요금을 인상했음에도 한전은 적자 구조에서 못 빠져나오고 있다. 한전이 발전사에서 전기를 사 오는 전력도매가격(SMP)은 지난달 kWh당 253.5원(육지 기준)이었다. 한전이 소매로 전기를 파는 가격은 140.3원이다.
그나마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진 SMP 상한제가 적용되면서 월별 SMP 상한선이 160원 안팎으로 정해져 적자 폭을 줄여줬다. 이를 통해 한전은 월평균 7000억원의 비용을 절감했지만 연속 시행 기간이 3개월 넘길 수 없다는 규정 때문에 이달엔 적용되지 않는다. 다음 달 다시 시행될 수 있지만 민간발전업체는 발전사의 수익을 저해하는 대신 전기요금을 올려야 한다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인플레이션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전기요금 인상도 쉽게 내릴 수 있는 결정이 아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15일 열린 13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전기·가스 등 에너지 요금은 서민 부담이 최소화되도록 요금 인상의 폭과 속도를 조절하겠다"고 말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도 최근 기자들과 만나 "최근 난방비 우려가 컸던 만큼 국민들의 부담 요인을 정말 깊이 있게 고민하고 요금을 결정해야 한다"고 말해 일각에선 2분기 전기요금 동결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해석하기도 했다.
부처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전기요금 인상 발표는 이달 마지막 날인 31일 발표가 유력시된다. 산업부와 기재부가 전기요금 조정안에 합의하면 한전 이사회와 산업부 전기위원회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현재 연료비 수준과 요금 수준이 서로 크게 차이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2분기 전기요금 인상과 관련 윤석열 대통령과 추경호 경제부총리, 한전 의견을 종합적으로 듣고 내부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