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입었어 연진아"…착한 가격이 반전, 주문 몰린 '그 패션'

머니투데이 조한송 기자 2023.03.27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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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글로리'에서 극중 최혜정(배우 차주영)이 입어 화제가 된 리엘 자켓. /사진= 더블유컨셉 홈페이지 갈무리'더 글로리'에서 극중 최혜정(배우 차주영)이 입어 화제가 된 리엘 자켓. /사진= 더블유컨셉 홈페이지 갈무리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에서 굴지의 건설회사 사모님이자 기상캐스터 역할로 나온 박연진(배우 임지연)이 입은 옷들은 매회 화제가 됐다. 극중 역할에 맞게 명품일거라 생각했던 옷이 알고 보니 중저가의 디자이너 브랜드였던 것. 트위드 소재의 재킷과 스커트의 가격은 정가 기준 합쳐서 30만원 가량이다. 개성 있으면서도 감각적인 디자이너 브랜드를 선호하는 스타일리스트와 연예인이 늘어나면서 방송계에서 20~30만원대 중저가 디자이너 브랜드가 특수를 누리고 있다.



27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가 인기를 끌면서 배우들이 착용한 의상 브랜드도 덩달아 주목받고 있다.

그중 한 곳이 '벰버(VEM.VER)'다. 벰버는 이슬비 대표가 2014년 론칭한 여성복 브랜드다. 극중 박연진 역의 배우 임지연이 입었던 트위드 소재의 재킷과 스커트는 지난 1월 더 글로리 방송 이후 제품이 동날 정도로 주문이 폭증했다. 재입고 요청 등 고객 문의가 빗발치자 W컨셉은 벰버와 협업해 지난 1월부터 지난 20일까지 총 5차에 걸쳐 리오더(추가 주문)을 진행했다. 주문이 한꺼번에 몰려 현재 벰버는 다음달 10일 이후 순차적으로 발송하는 예약 배송을 받고있다. 주문 후 배송까지 보름 이상이 걸림에도 불구하고 최근에도 주문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극중 스튜어디스로 나오는 최혜정역의 배우 차주영이 입은 옷도 주목을 받았다. '리엘(RE_L)'의 트위드 재킷은 현재 품절 상태로 그야말로 없어서 못 파는 제품이 됐다. 이밖에' 리이(RE RHEE)'의 크롭 트위드 재킷과 '뮤제(MUSEE)'의 트렌치 코트도 스튜어디스 혜정이가 낳은 히트 제품이다. 뮤제 트렌치 코트는 지난 10일 더글로리2 방영 후 판매량이 10배 가량 증가했을 정도다. 더블유컨셉에 따르면 일부 브랜드들은 자사 제품이 방송에 등장한 줄도 모르고있다가 뜻밖의 더글로리 특수에 놀라면서도 기뻐하는 분위기다.

'더 글로리'에서 극중 박연진(배우 임지연)이 입어 화제가 된 트위드 셋업/사진= 더블유컨셉'더 글로리'에서 극중 박연진(배우 임지연)이 입어 화제가 된 트위드 셋업/사진= 더블유컨셉
이들 브랜드의 공통점은 업력 10년 이내의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라는 점이다. 뮤제는 파리에서 파리의상조합(IFM)과 스튜디오 베르소(Studio Bercot)를 졸업 후 한섬, 오즈세컨, 신세계인터내셔날 등을 거친 이주현 디자이너가 2017년 설립한 브랜드다. 더글로리에 소개된 이후 미디어 효과를 톡톡히 봤다. 리이는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해 순수 미술 작가로 활동하던 이준복 대표가 센트럴 세인트 마틴에서 패션 디자인 공부를 한 뒤 2019년에 만든 브랜드다. 2021년 K패션오디션 대통령상을 수상했을 정도로 패션계에서 주목하는 회사다. 리엘도 전보휘 디자인 실장이 2019년 론칭한 브랜드로 2030 여성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이들 디자이너 브랜드가 방송계에서 러브콜을 받은 이유는 이들 의상 중에 극중 배우의 특징을 살릴 수 있는 감각적인 디자인이 많아서다. 최근 패션업계에서는 자신만의 개성을 드러내고 싶어 하는 MZ 중심의 소비 문화가 확산하면서 브랜드 철학이 돋보이는 디자이너 브랜드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더블유컨셉, 29CM 등 디자이너 브랜드를 중심으로 한 패션 플랫폼이 성장하면서 신규 브랜드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더블유컨셉에 따르면 디자이너 브랜드가 큰 인기를 끌면서 이들 제품을 협찬이 아닌 직접 구매해 촬영에 활용하는 사례도 나타난다.


더블유컨셉 관계자는 "디자이너 브랜드 대부분이 별도 매장이 없다 보니 이들이 제품을 협찬하는 스타일리스트 공용 쇼룸을 찾거나 심지어는 직접 주문하는 경우도 있다"며 "감각적이면서도 독특한 디자인을 선호하는 스타일리스트가 늘어난 영향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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