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J제일제당은 2015년 12월 '고메' 브랜드 치킨을 출시했다. 현재 후라이드, 핫스파이시, 스윗허니 등 9종을 판매 중이다. 주로 순살 치킨과 닭고기 분쇄육을 활용한 너겟으로 구성됐다. 지난해 11월 닭봉 부위를 사용한 알싸쯔란봉, 화끈불닭봉 2개 제품을 출시했다. 화끈불닭봉은 삼양식품과 협업해 해외에서 많이 팔리는 불닭볶음면 소스를 넣은 제품이다.
물류 이동과 보관을 위해 냉동식품 콘셉은 유지하되, 에어프라이어로 조리하면 배달치킨 못지않은 맛과 풍미를 내도록 품질을 개량하고 있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일부 제품은 이미 경영진 시식 평가를 거친 것으로 전해졌다.
치킨 신제품은 현지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맛으로 지역별 특화 전략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 비비고 만두가 미국에선 치킨과 고수로 맛을 낸 미니 만두, 중국은 옥수수와 배추로 맛을 낸 왕교자, 일본은 나베요리에 사용하는 교자 만두, 베트남은 새우만두가 각각 주력 상품인 것과 같은 맥락이다.

비비고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져 치킨 신제품이 만두보다 빠르게 수출을 늘릴 것이란 기대감도 있다. 2010년 출시한 비비고 만두는 연 매출 1000억원 돌파에 6년이 걸렸지만, K팝 열풍으로 덩달아 K푸드 인기가 높아져 4년 만인 2020년 연 매출 1조원을 넘을 정도로 급성장했다. 최대 매출 지역인 미국에서 닭고기 선호도가 높다는 점도 치킨 신제품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CJ제일제당의 치킨 신제품은 내수 시장에서도 가성비를 내세워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를 위협할 가능성도 있다. 고메 치킨 중 가장 많이 팔리는 순살 후라이드 850g 제품이 1만5000원인데, 배달치킨 가격은 치솟고 있다. 교촌치킨은 오는 4월 3일부터 허니콤보 등 부분육 제품 가격을 2만3000원으로 인상한다. 배달료와 사이드메뉴 가격을 고려하면 소비자 부담은 3만원에 육박한다. 일반적인 프랜차이즈 치킨과 비교하면 양은 거의 2배인데 가격은 반값 수준이다.
"냉동식품은 맛이 없다"는 고정관념을 품질로 극복하면 내수 시장에서도 배달치킨과 경쟁할 수 있다는 게 회사 내부 분위기다. 지난해 고메 치킨 매출은 출시 직후인 2016년보다 약 2배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