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루나' 권도형, 몬테네그로서 체포…언제쯤 한국 송환될까

머니투데이 김지은 기자 2023.03.24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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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 /사진=뉴스1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 /사진=뉴스1


테라·루나 코인 사태의 핵심 당사자인 권도형(32) 테라폼랩스 대표가 유럽 발칸반도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된 가운데 미국 검찰 역시 권 대표를 기소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앞으로 송환 절차가 어떻게 이뤄질지 의견이 분분하다.

24일 경찰청에 따르면 권 대표와 그의 최측근인 한창준 전 차이퍼코레이션 대표는 전날 오전 9시쯤(현지시간) 몬테네그로의 수도 포드고리차 공항에서 검거됐다. 두 사람은 코스타리카 위조여권을 이용해 아랍에미리트 두바이로 출국하려다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몬테네그로 인터폴에서 송부받은 지문자료 정보를 경찰청 보유 자료와 대조해 신원을 최종 확인했다.



테라·루나 코인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은 권 대표의 신병을 확보하기 위해 신속히 관련 절차를 밟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범죄인 인도 절차에 따라 검찰 수사관과 법무부 관계자들이 몬테네그로에 가서 신병을 인수해 국적기에 태워서 데려올 계획"이라며 "관계기관과 협의해 조속히 송환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미국 뉴욕검찰 역시 권 대표를 사기 등 혐의로 기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 뉴욕 검찰은 권 대표에게 증권사기, 인터넷뱅킹을 이용한 금융사기와 시세조작 등 8개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는 지난 2월 권 대표와 테라폼랩스를 사기 혐의로 제소했다.



한국이냐, 미국이냐…권도형, 어디로 송환될까
권 대표가 언제, 어디로 송환될 지는 몬테네그로 당국의 판단에 따른다. 언제쯤 송환이 이뤄질지에 대해서는 몬테네그로가 여권 위조법을 두고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황석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미국 검찰은 기소만 한 상황이고 우리는 인터폴을 통해 적색수배까지 내려놨다"며 "그 덕분에 몬테네그로 공항에서 검거된 것도 크기 있기 때문에 1차적으로 우리나라에 소환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몬테네그로가 위조 여권 행사 부분에 죄를 물을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추방할 것인지가 중요하다"며 "그에 따라 송환 작업이 지연되거나 빨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승재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박사는 "지금까지는 국제 형사법의 공조의 문제였다면 이제부터는 미국과 대한민국 범죄인 인도의 문제"라며 "몬테네그로 당국을 설득하려면 △권도형이 대한민국 국적자인 점 △미국에서만 피해자가 있는 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피해자가 있는 점 △우리나라에서 재판 받는 게 훨씬 더 신속하고 강력할 수 있다는 점 등을 설명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 대표가 국내에 송환된 이후에도 적극적으로 구속 여부를 들여다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승 박사는 "우리나라는 자본시장법 자체가 암호화폐를 기준으로 만들어진 게 거의 없다"며 "권 대표가 범죄인 인도가 된다고 해도 적극적으로 구속 여부를 들여다 봐야 할 것이고 현재 암호화폐와 관련된 부족한 법률 규정이 있다면 공백을 메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권 대표는 테라와 루나가 폭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알고도 투자자들에게 알리지 않는 등 허위정보를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범죄합수단(단장 단성한)은 지난해 테라·루나를 증권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해 자본시장위반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권 대표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 받았으며 이후 권 대표는 인터폴 적색수배 대상자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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