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일엔 금 가격이 장중 온스당 2014.9달러까지 올라갔다. 지난해 3월 이후 약 1년만에 처음으로 2000달러 선을 돌파했다.
금은 경기침체가 현실화되는 국면에서 투자수요가 급증한다. 달러화 약세 국면에서 금의 가치가 부각되는 게 일반적이나 현재는 은행에 맡긴 돈도 안전하진 않다는 인식이 공포심으로 확대된 게 더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아직까지 긴축환경으로 금 가격의 강한 추세적 상승을 기대하긴 어려우나 은행 뱅크런 이슈가 불거진 만큼 안전자산으로서의 금에 대한 매력은 이전보다 높아졌고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 가격과 반대되는 흐름을 보이는 실질금리는 하락세다. 미국의 실질금리 지표로 사용되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 수익률은 SVB 사태가 터지기 전인 지난 8일(현지시간) 1.66%를 기록했으나 지난 20일 1.2%로 내려왔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예상보다 높아진 안전자산 선호 강화로 금 가격이 단기간에 급격히 상승했다"며 "달러화 불확실성이 남아있어 올해 금 가격은 온스당 1750~2070달러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계 금융투자사 등에선 이보다 높은 전망치를 제시했다. 미국 CNBC에 따르면 지난 22일(현지시간) 금융서비스업체인 CMC마켓의 티나 텡 연구원은 올해 금 가격이 최고 온스당 2500~2600달러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봤다. 그는 "연준이 금리인상 중단 시기를 앞당기면 금 가격은 또다시 급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의 산하 컨설팅업체인 피치솔루션즈도 최근 투자노트에서 은행 위기가 안전자산의 매력을 키웠다며 금 가격 평균 전망치를 온스당 1850달러에서 1950달러로 높여 잡았다.
한편 금 관련 ETF(상장지수펀드), ETN(상장지수증권) 등 증권상품의 수익률도 꽤 높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금 가격을 2배 추종하는 ACE 골드선물 레버리지(합성 H) (16,740원 ▼280 -1.65%)는 지난 9일 대비 현재까지 20.41% 올랐다. KODEX 골드선물(H) (12,585원 ▼115 -0.91%)(9.47%), TIGER 골드선물(H) (13,480원 ▼135 -0.99%)(9.43%) 등도 같은 기간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