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나·테라 폭락' 권도형 추정 인물 몬테네그로서 검거(종합)

권도형

가상자산(암호화폐) 테라·루나 폭락사태의 핵심 피의자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로 추정되는 인물이 몬테네그로에서 검거됐다.

경찰청은 23일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에 신청해 발부된 적색수배에 따라 몬테네그로에서 권 대표와 한창준 전 차이코퍼레이션 대표로 의심되는 사람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들의 최종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몬테네그로 측에 열 손가락 지문 정보를 요청해 회신을 기다리고 있다. 이르면 오는 24일 오전 중 최종 신원 확인이 될 전망이다.

검거됐을 당시 소지하고 있던 신분증 등을 확인한 결과로는 이들이 권 대표, 한 전 대표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단장 단성한)은 이들의 신병을 인도해 수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해외 기관 등과 공조할 계획이다. 권 대표 등 테라폼랩스 관계자들은 가상자산 루나가 폭락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지속적으로 발행하는 등 투자자들에게 허위 정보를 제공한 혐의로 검찰 수사선상에 올라 있다.

권 대표는 테라·루나 코인 폭락 사태 직전인 지난해 4월 말 출국해 테라폼랩스 본사가 있는 싱가포르에 머물다 지난해 9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공항을 거쳐 동유럽 세르비아로 도주했다.

검찰은 권 대표가 싱가포르로 출국한 이후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 그는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을 통해 "도주한 것이 아니다"라며 "어떤 정부 기관이든 전적으로 협력 중이며 숨길 것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이후에도 권 대표의 행적이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인터폴은 한국 검찰 요청에 따라 지난해 9월 권 대표에 대한 적색수배를 발령했다. 검찰은 최근 권 대표가 은닉을 시도한 것으로 추정되는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950억원 상당을 2차례에 걸쳐 동결했다. 지난해 11월부터 권 대표의 여권도 무효화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도 지난달 권 대표가 비트코인 1만개 이상을 빼돌려 현금화한 뒤 스위스 소재 은행에 현금으로 예치중이라며 그를 사기 혐의로 기소했다.

테라·루나 코인 폭락 사태는 지난해 5월 발생했다. 테라폼랩스에서 발행한 가상자산 테라와 그 가치를 유지하기 위한 자매 가상자산인 루나가 10만원대에서 순식간에 1원이 채 되지 않는 수준으로 폭락하며 투자자들의 천문학적 손실을 야기했다.

한편 한 전 대표는 권 대표와 테라폼랩스를 함께 시작한 인물로 테라싱가포르의 등기 이사를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