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영상에서 송윤아는 김혜수에게 "국민배우 김혜수는 어떻게 작품을 잘 고르냐. 작품을 보는 눈이 좋냐, 작품 복이 좋은 거냐"고 물었다.

그는 "나는 그 베이스가 없었다. 실력도 안 됐고 나는 일찍 시작을 해서 연기력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많이 소모가 됐기 때문에 작업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역량이 있는 사람들은 굳이 내가 필요하지 않았다. 나보다 새롭고 잘하는 사람, 가능성 있는 사람이 많았다. 난 늘 뭔가가 애매한 사람이었다. 새롭고 신선하진 않지만 무언가를 뛰어넘는 배우는 아니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젊은 시절, 20~30대때 2 006년 영화 '타짜'를 만나기 전까지는 내게는 대부분 로맨틱 코미디, 가끔은 난데 없이 에로 장르가 들어왔다"며 "이런 장르를 무시하는 게 아니라 이 업계에서 배우로서의 나를 바라보는 시각, 객관적으로 검증된 나의 역량이 어떤 건지 보이더라"라고 말했다.
김혜수는 당시 자신에 대한 영화 기자, 관계자, 평론가들의 평가는 현실적이고 정확했다면서도 "그런데 한편으로는 '나 그래도 열심히 했는데 왜 이렇게 박하지?'라고 생각했다. 모든 일이 그렇다.근데 우리 일은 특히 그렇다. 힘들고 가슴 아픈 순간은 본인만 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이어 "내가 시간을 어떻게 보냈느냐에 따라서 그 기회가 올 수도 있고 아무리 준비해도 평생 안 올 수도 있다. 그 부분에 있어 나는 운은 좋은 것 같다. 근데 끊임 없이 노력은 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혜수는 "(당시) 내가 영화제에 초대 받는 일은 없었다"며 "우리나라 영화계 현주소가 무엇일지, 영화계 소식 알고 싶은 게 컸다. 그래서 사회를 시작한 게 그게 지금까지 왔다"고 밝혔다.
그는 "진행을 하면서 배우들이 수상 소감할 때 많은 걸 느낀다. 말을 잘해서가 아니라 가슴으로 느껴지는 게 있지 않나. 저 배우가 지금 저렇게 진심으로 소감을 말할 정도면 작품에 대해 어떤 태도였을지 많이 배웠다"고 청룡영화제를 통해 배운 점들을 전했다.
하지만 김혜수는 청룡영화제가 시작될 때마다 자신이 입은 드레스로 화제가 되는 것이 씁쓸했다고 고백했다.
김혜수는 "나는 한해를 이끌어간 영화계 인사들을 배우가 아닌 MC 자격으로 보는 거다. 20대 때인데 그날도 진행을 해야했다. 마음은 그렇게 먹었지만 매번 영화제 갈 때마다 마음이 굉장히 이상했다. 씁쓸했다. 김혜수 드레스에 대해 기사가 나가는 것도 싫었다. '내 속도 모르고' 싶었다. 나는 배우의 자격으로, 박수를 받고 초대받고 나간 게 아니지 않나"라며 속상한 마음을 털어놨다.

송윤아는 "언니가 20대 때 느꼈던 마음을 나도 느끼면서 그 자리에 서 있었다"며 "내가 한 영화는 그 누구도 알아주지 않고, 작품적으로, 배우로서 주목받지 못했던 작품에 출연했는데 연말에 항상 영화제 MC로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그 씁쓸함이 뭔지 너무 잘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