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두산에너빌리티, 2.9조 원전계약…신한울 3·4호기 수주성공

머니투데이 홍순빈 기자 2023.03.24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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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6월22일 경남 창원 두산에너빌리티 원자력 공장을 방문해 김종두 전무의 안내를 받으며 건설이 중단돼 있는 신한울 3, 4호기 원자로 주단 소재를 둘러보고 있다./사진=뉴스1 제공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6월22일 경남 창원 두산에너빌리티 원자력 공장을 방문해 김종두 전무의 안내를 받으며 건설이 중단돼 있는 신한울 3, 4호기 원자로 주단 소재를 둘러보고 있다./사진=뉴스1 제공


두산에너빌리티 (15,540원 ▼190 -1.21%)가 신한울 3·4호기 수주를 따냈다. 윤석열 정부가 원전 생태계 복원에 나선 이후 첫 성과다. 금융투자업계에선 2014년 이후 9년 만에 처음으로 국내 원전 수주가 진행되는 만큼 원전업계에도 활기가 돌 것으로 기대한다.

23일 투자은행(IB), 전력업계 등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는 신한울 3·4호기 수주에 성공해 한수원과 오는 29일 주기기 설비공급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수주 규모는 2조9000억원 정도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원전의 핵심 설비로 꼽히는 원자로, 발전터빈 등 원전 주기기를 사실상 독점 생산하는 업체다. 그간 시장에선 두산에너빌리티가 신한울 3·4호기를 성공적으로 수주할 것으로 예상했다.

원전은 통상 주기기 설비공급, 건설 두 가지로 나뉘어 수주가 진행된다. 두산에너빌리티가 먼저 주기기 설비 수주를 따냈고 향후 건설 관련해선 입찰 방식을 통해 수주전에 들어갈 예정이다.



전력업계 관계자는 "원전 주기기 제작에 몇 년이 걸리기 때문에 먼저 계약을 하고 인허가 등의 절차는 나중에 진행할 것"이라며 "건설 수주 계약 입찰은 향후 대대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상북도 울진에 위치한 신한울 3·4호기 건설공사는 140만kW(킬로와트)급 신형원전 2기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신한울 3·4호기는 2015년 제 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2022~2023년 완공을 목표로 건설이 추진됐으나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기조로 백지화됐다.

하지만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건설재개가 결정됐다. 지난해 7월 발표된 '새정부 에너지정책 방향'에서 정부는 2030년까지 원자력 발전량 비중을 30% 이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올 들어 발표된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도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 내용이 공식적으로 포함됐다.


[단독]두산에너빌리티, 2.9조 원전계약…신한울 3·4호기 수주성공
두산에너빌리티, 9년 만에 국내 원전 수주 성공
신한울 3·4호기를 시작으로 두산에너빌리티의 수주 사업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그간 탈원전 정책으로 일감 부족에 시달렸으나 한국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원전 확대 경향이 나타나고 있어 해외 수주도 기대해볼 수 있다.

올 하반기 수의계약 형태로 이뤄지는 폴란드 퐁트누프 원전의 경우 내년 본계약 체결이 유력하다. 폴란드 정부는 그간 원전 건설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APR1400 표준설계 기반으로 수출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돼 두산에너빌리티의 기자재 공급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공개 입찰 중인 체코 두코바니 원전 수주 기대감도 여전한 상황이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올해 수주 목표는 지난해 대비 1조247억원 증가한 8조6000억원이다. 이번 수주가 2014년 신고리 5·6호기 이후 9년 만에 처음 진행되는 국내 수주 계약인 만큼 상징적인 의미가 있을 거라고 금융투자업계는 분석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번 수주로 올해 두산에너빌리티가 제시한 목표치를 상당 부분 채우는 셈"이라며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이 폐지된 후 진행되는 만큼 신한울 3·4호기 수주는 기념비적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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