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영의 트렌드&브랜드]인간과 AI가 협력하는 시대

머니투데이 박준영 크로스IMC 대표컨설턴트(Z의 스마트폰 저자) 2023.03.24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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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영 크로스IMC 대표컨설턴드박준영 크로스IMC 대표컨설턴드


우리가 믿고 살아왔던 시대가 끝났다. AI(인공지능) 혁명이 전 세계에 몰아친 것이다. 2023년 3월, 지난 한 주 동안 자고 일어나면 빅테크들의 새로운 역사적인 발표가 앞다퉈 일어났다. 오픈AI가 거대 언어모델(LLM) GPT-4를 지난 14일(현지시간) 전격 공개했다. 오픈AI의 테크니컬 리드인 테드 샌더스는 "GPT-4 이전이 장난감 수준이었다면 진정한 도구로 전환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틀 후 마이크로소프트(MS)는 생성형 AI를 적용한 생산성 도구 마이크로소프트 365 코파일럿(Copilot·공동조정)을 공개했다. 인간과 AI가 대화하며 업무지시를 하고 인간이 미처 사용하지 않던 기능까지 찾아내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지금까지는 인간이 도구를 사용해 생산하고 기계를 완벽히 통제할 수 있었다면 이제 생성형 AI가 인간의 인지가 못미치는 영역까지 제시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AI가 인간의 본질과 역할을 재정의하는 국면인 것이다. 역사적으로 기술의 혁명은 인류에게 새로운 기회와 가능성을 열어왔다. 대체될 일자리와 직업에 대한 두려움에 갇혀 있기보다 근본적으로 인간 고유의 영역에서 어떤 역량이 중요할지 생각해보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인간과 AI가 협력하는 시대, 인간만이 해낼 수 있는 고유의 영역은 무엇일까. 기업 입장에서 핵심 인재는 누가될까. 인간에게 어떤 역량이 요구될까.

바로 문제를 정의하는 능력이다. 불확실하고 복잡성이 높은 상황에서 무엇이 문제인지 판단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절차를 섬세하게 설계할 수 있는 고도화한 역량이 필요하다. 예측할 수 없는 문제나 새로운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해가며 문제를 해결해내는 것은 인간 고유의 영역이다. 두 번째로 협업능력이다.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뿐만 아니라 인간과 인간, 팀과 팀간에는 문제의 인식이 다를 수 있고 업무의 틈, 공백이 발생한다. 이때 공통의 목적을 향해 설득하고 갈등을 해소하며 다른 구성원과 협업하며 팀워크를 다질 수 있는 소통능력이 그 어느 때보다 귀해질 것이다.



다음은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고 적용하는 능력이다. AI와 협력해 높은 생산성과 가치를 생성해야 하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이미 프롬프트 이코노미가 형성돼 새로운 생태계를 예고했다. 기술로 인해 급격한 변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생성형 AI를 활용하는 원리를 잘 이해한 개인은 새로운 차원의 생산능력을 갖춰나가고 있다. 해당 분야의 깊은 전문성과 경험이 있어야만 AI의 결과물을 판단하고 업무를 향상시킬 수 있다.

자동화한 기술과 생성형 AI가 모든 것을 대체하지는 않는다. 즉 인간적인 감성과 온기, 친밀감, 인간관계를 맺는 감각,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하고 배려하는 소통능력은 기업뿐만 아니라 각 종 커뮤니티와 사회 전반에 필요한 자양분이다. 인간은 문화와 교육, 경험 등을 통해 자신만의 가치관과 도덕적 기준을 형성하며 그 기준에 따라 판단하고 행동한다.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새로운 기회와 가능성의 문도 함께 열린 것이다. 인간을 노동으로부터 해방시킬 것인지, 도구가 인간을 통제할 것인지는 지금 우리가 하는 선택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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