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쇼핑 대목에 韓반도체 웃는 이유

머니투데이 한지연 기자 2023.03.24 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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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1월, 중국의 '광군제'와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를 앞두고  인천시 인천본부세관 특송물류센터에서 관계자들이 분주한 모습(위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연관없음)/사진=뉴스12021년 11월, 중국의 '광군제'와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를 앞두고 인천시 인천본부세관 특송물류센터에서 관계자들이 분주한 모습(위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연관없음)/사진=뉴스1


중국 618쇼핑축제, 7월 아마존 프라임데이 등 올해 쇼핑 성수기의 막을 여는 대규모 이벤트가 다가오면서 한국 반도체 업체들이 미소짓고 있다. 특히 두 메인 쇼핑 이벤트에서 주로 팔리는 세트(완제품) 제품이 스마트폰과 TV, 노트북 등 디스플레이 탑재 제품인만큼 DDI(디스플레이구동칩)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23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세트 제조사들이 쇼핑 대목을 앞두고 패널 재고량을 늘리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TV 제조사들이 중국 618 쇼핑데이와 아마존 프라임데이에 맞춰 패널 비축을 서두르고 있다"며 "노트북 제조사들도 하이엔드 노트북용 패널 재고, LCD(액정표시장치)모니터 패널을 보충하고 있다"고 전했다.



618쇼핑축제는 중국의 2위 전자상거래업체 징둥(JD)이 창립기념일을 맞아 진행하는 상반기 최대 온라인 쇼핑 행사다. 지난해 618쇼핑축제의 누적 주문 금액은 3793억위안(약 71조2098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프라임데이는 아마존이 블랙프라이데이와 사이버먼데이를 따라 만든 여름 쇼핑 대목행사다.7월 중 이틀간 진행되는데, 2015년 첫 시작한 이후 점차 대형 행사로 자리잡으면서 아마존 연간 매출의 10%이상을 차지한다.



제조사들의 TV패널 구매 움직임이 포착되면서 패널 가격도 지난달부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디스플레이 전문 시장조사기관 DSCC는 "패널 가격이 지난해 9월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올해 2월부터 다시 가격이 오르기 시작했다"며 "1분기 평균 가격은 전분기 대비 2.7%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도체 업계는 패널 수요 증가에 따라 DDI 수요 역시 증가할 것이라 보고있다. DDI는 디지털 신호를 빛 에너지로 변환하는 시스템반도체로, LCD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등 디스플레이 종류와 관계없이 구동에 필수적이다. 일각에선 쇼핑 이벤트를 계기로 3분기 들어 DDI수요가 급격히 늘어나면 오히려 공급을 초과하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란 예측까지 나온다. 코로나 19 엔데믹으로 경기불황을 체험한 제조사들이 재고 비축 속도를 조절하면서다. 업계 관계자는 "수요 정점 시기에 재고가 충분치 않을 가능성도 있다"며 "때문에 DDI의 평균판매단가(ASP)가 2분기에도 떨어지지않고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선 삼성전자와 LX세미콘이 DDI를 설계한다.DDI는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의 캐시카우(수익창출원) 역할을 하는데, 주로 모바일에 들어가는 DDI를 설계한다.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전세계 DDI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35.4%로 1위, LX세미콘은 12.9%로 3위다. 2위는 대만 노바텍이다.완제품 안에 들어가는 DDI 절반 가까이를 한국 기업이 책임진다는 의미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이 리오프닝으로 소비 심리가 살아나면 국내 반도체 업체도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렌드포스는 "최근 들어 DDI 웨이퍼(반도체 재료가 되는 원판) 투입이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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