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선방할 수 있었던 건 안정적인 관리보수와 700억원이 넘는 성과보수 덕분이다. 에이티넘인베스트는 2021년 164억원의 관리보수를 올린 데 이어 지난해 151억원의 관리보수를 챙겼다. 규모 있게 펀드를 운영한 결과다.
에이티넘고성장펀드는 이미 원금의 4배(402.6%)가 넘는 분배금을 LP들에게 배분했다. 주요 포트폴리오는 두나무다. 2016년 두나무에 초기 투자를 진행했다. 당시 기업가치는 500억원. 에이티넘고성장펀드가 청산을 시작한 2021년 말 두나무의 기업가치는 20조원으로, 8년만에 400배 올랐다.
성과보수는 펀드 청산 완료 혹은 청산 전 기준 수익률을 넘은 VC가 얻게 되는 수익이다. LP는 VC에 출자하며 일정 수준의 기준 수익률을 제시하는데 이번 경우 기준 수익률을 크게 넘으면서 2022년부터 반영한 것이다.
반면 2022년 우리기술투자의 영업수익은 334억원으로 전년대비 96% 급감하고 영업손실은 4301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 영업수익 8119억원, 영업이익 7935억원에서 1년만에 실적이 곤두박질쳤다. 이같은 실적 악화는 지난해 두나무의 기업가치 급락 때문이다.
우리기술투자는 현재 두나무 주식 251만282주(지분율 7.24%)를 보유하고 있다. 2021년에만 하더라도 우리기술투자가 보유한 두나무의 지분가치는 8095억원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투자심리 위축과 루나사태로 인해 2022년 기업가치는 3552억원으로 56.1% 급락했다.
우리기술투자 입장에서 공정가치 측정 금융자산 중 84.9%를 차지하는 두나무의 기업가치가 폭락하면서 4000억원이 넘는 대규모 영업손실을 피하기 어려웠다. 우리기술투자는 에이티넘인베스트보다 1년 앞선 2015년 두나무에 선제적으로 투자했으나 적절한 회수시점을 잡지 못한 게 발목을 잡았다. 추후 적절한 가격에 투자 회수가 되면 실적이 회복될 가능성은 있다.
한 VC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벤처투자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VC들이 보유한 포트폴리오사들의 기업가치가 전체적으로 급락했다"며 "특히 기업가치 하락이 두드러진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에 투자했던 VC들의 조합이분법이익이 급감했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