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기준 12월 결산법인 19개사(코스피 6개사, 코스닥 13개사)가 기한 내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한 것으로 집계됐다. 거래소 규정상 상장사들은 정기 주주총회 개최 일주일 전에는 감사보고서를 내야 한다. 오는 28~30일 주총을 여는 기업들의 감사보고서 제출 기한은 지난 20~22일이다.
미제출 사유는 다양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77위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지난 21일까지 외부감사인이 제출해야 했으나 감사절차가 완료되지 않아 제출 및 공시가 지연됐다. 코스닥 상장사인 하림지주 역시 같은 사유로 감사보고서를 제때 내지 못했다.
모든 상장사들의 제출 기한이 도래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감사보고서를 늦게 제출하는 기업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73개 상장사가 감사보고서를 제때 제출하지 못했다. 감사보고서를 받지 못하면 사업보고서를 낼 수 없게 돼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다. 오는 31일까지 사업보고서를 내지 않으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감사가 늦어진다는 건 그만큼 감사의견 '비적정'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감사인은 기업의 회계장부가 적절한 기준에 의해 제대로 작성됐는지 여부를 검토하고 감사의견을 제시한다. 이상이 없다면 '적정' 의견을 내지만 제대로 된 감사 근거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한정, 부적정, 의견거절 등을 제시한다. 통상 회계에 문제가 있는 기업들의 감사가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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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의견 '비적정'은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한다. 올해도 비적정 의견을 받아 상폐 사유가 발생한 기업들이 나온다. 코스피 상장사인 일정실업 (11,800원 ▼500 -4.07%)은 감사의견이 '2년 연속 감사범위 제한으로 인한 한정'으로 상장폐지 기준에 해당돼 상장폐지 절차가 진행된다. 코스닥에서도 국일제지 (800원 ▼137 -14.62%), 피에이치씨 (1,740원 ▲45 +2.65%), 티엘아이 (5,800원 ▼10 -0.17%), 셀피글로벌 (778원 ▲16 +2.10%), 이즈미디어 (68원 ▼7 -9.33%), 에스디생명공학 (349원 ▼18 -4.90%), 시스웍 (889원 ▲1 +0.11%) 등도 감사인으로부터 '의견거절'을 받아 상폐 사유가 생겼다.
황인태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일반적으로 감사보고서 제출이 늦어지는 걸 시장에 좋지 않은 신호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주가에도 안 좋은 영향을 준다"며 "오는 31일까지 사업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기업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