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래 규모는 40억달러(약 5조23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인수가 확정될 경우 국내 제약·바이오 분야 최대 규모 M&A로 기록된다.
셀트리온이 박스터 바이오파마솔루션 사업부문을 인수하면 바이오시밀러 생산 및 물류 효율성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셀트리온이 생산한 원료의약품(DS)을 박스터가 주사 제형의 완제의약품(DP)으로 생산하는 구조다. 인수 시너지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실제 서 명예회장은 경영 복귀 계획을 발표한 지난 3일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전 세계 경제 위기 상황에서 모든 회장이 현장에서 일한다"며 "오너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고 밝혔다. 오너 경영의 강점은 빠른 의사결정이다. 서 명예회장의 복귀로 셀트리온의 다양한 경영 전략에 속도가 붙게 됐다. 박스터 인수전 참여도 서 명예회장 리더십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셀트리온은 지금 서둘러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한다. 글로벌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시장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고, 셀트리온의 실적 성장은 둔화했다.
무엇보다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시장인 미국에서 경쟁력을 최대한 끌어올려야 한다. 더구나 올해는 바이오시밀러 주력 제품인 램시마SC와 유플라이마의 미국 출시를 앞둔 중요한 시기다. 유플라이마의 오리지널인 휴미라 미국 시장 규모는 24조원에 달한다. 박스터 인수로 현지에서 안정적인 생산 역량을 확보할 경우 미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무기를 하나 추가할 수 있다.
박스터 인수전 참여를 시작으로 앞으로 셀트리온의 M&A 행보가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셀트리온이 바이오시밀러를 넘어 신약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만큼 파이프라인 발굴이나 임상 연구 등에 역량을 갖춘 기업에 대한 인수도 고려할 수 있다. 국내외 바이오 기술 기업과 공동연구 등 협업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전 세계적으로 바이오 기술 기업의 밸류에이션이 낮아진 시장 환경도 셀트리온의 M&A 행보에 긍정적이다. 지금이 바이오 기업을 상대적으로 싸게 살 수 있는 시기라 볼 수 있다. 제약·바이오 업종의 다양한 영역에서 M&A 기회를 꾸준히 살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기준 셀트리온그룹 상장 3사의 유동자산은 6조4000억원 이상이다.
앞서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서정진 회장의 경영 복귀는 적극적인 투자를 신속하게 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셀트리온의 중장기 전략 수립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경기 부진으로 위축된 제약·바이오 업황에 지금이야말로 적극적 투자가 진행돼야 할 시기라고 판단한다"며 "최근 셀트리온이 단행하고 있는 투자를 보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단일 항체를 넘어 신규 모달리티(치료 접근법) 치료제의 바이오시밀러 및 신약 개발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박스터 인수전 참여와 관련해선 결정된 내용이 없다"며 "셀트리온은 지속 성장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미국 시장 경쟁력 강화와 M&A 등 다양한 전략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