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이 여행상품 팔고 하이마트가 NFT를...유통가 신사업 '추가'

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2023.03.22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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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이 여행상품 팔고 하이마트가 NFT를...유통가 신사업 '추가'


유통업계 주주총회가 이번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올해도 신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사업 목적을 정관에 추가가 이어지고 있다. 경쟁이 격화되는 유통시장에서 차별화된 사업을 구상하는 것이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3일 신세계, 27일 롯데하이마트, 28일 현대백화점, 29일 이마트, 롯데쇼핑, 31일 롯데지주가 주주총회를 연다. 이중 롯데하이마트, 현대백화점, 이마트가 신사업 추가 안건을 상정했다.



롯데하이마트는 블록체인 기술 기반 암호화자산(NFT 포함) 개발, 매매 및 중개업을 추가한다. 가전 유통과 캐릭터 사업에 NFT를 활용할 전망이다. 다만 롯데하이마트 측은 "구체적인 사업 계획은 아직 없다"고 말을 아꼈다.

사내이사는 4인 중 3인을 교체한다. 남창희 대표이사 내정자와 김홍철 유통HQ 인사혁신실장(전무), 문병철 온·오프통합상품본부장(상무)이 신규 선임된다. 남 대표는 1992년 롯데마트에 입사한 후 롯데에서만 근무한 '롯데맨'으로 2020년 롯데슈퍼 대표를 역임했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해 창사이래 처음으로 연간 영업적자(520억원)를 기록해 체질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남 대표는 부실 점포를 정리하고 수익성 개선에 힘쓸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백화점은 화장품 제조·도소매업과 여행업을 추가한다. 현대백화점이 운영하는 비건 뷰티 편집숍 '비클린'에 직매입 상품을 더하기 위해서다. 비클린은 가성비보다는 가심비(심리적 만족도)를 중요시하는 MZ세대를 겨냥한 매장으로 실제로 지난 1월 20~30대 매출 비중이 70%를 웃돌고 있다. 여행업은 백화점 온라인몰인 더현대닷컴에서 여행상품을 판매하기 위한 것이다. 최근 해외 여행 수요가 급증한 데 대한 대응이다.

사내이사 중에서는 정교선 현대백화점 그룹 부회장이 물러난다. 현대백화점은 이달 임기만료를 앞둔 정 부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상정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정지선-정교선 형제의 분리경영 체제가 시작됐다고 보고 있다. 정 부회장이 최대주주인 현대그린푸드는 최근 지주사 체제 전환을 위한 인적분할을 주총에서 통과시켰다.

이마트는 주류소매업과 데이터베이스 및 온라인 정보제공업을 사업 목적에 넣는다.


이마트는 그동안 마트 안에서 주류 매장인 '와인앤리큐어'를 운영해 왔는데 이를 확대해 단독 대형 매장을 낼 계획이다. 4월 중 하남 스타필드에 문을 여는 첫 주류 대형 매장 '메가샵(약 500평)'이 시작이다. 현재 전국에서 가장 큰 주류 매장인 롯데마트의 '보틀벙커'(잠실 제타플렉스점, 약 400평)를 뛰어넘는 규모다. 데이터베이스 및 온라인 정보제공업은 디지털 전환을 강화하고 고객들의 구매 데이터 등을 경영전략 측면에서 활용하기 위한 것이다.

이마트는 또 강희석 대표와 권혁구 신세계 전략실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한다. 이마트의 첫 외부 영입 CEO(최고경영자)인 강 대표는 2019년 취임 이후 일부 점포 매각으로 현금을 확보하고 G마켓을 인수해 e커머스 시장에 대응할 기틀을 마련했다. 올해는 이마트의 실적 개선과 함께 그룹사들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충성 소비자들을 붙잡을 수 있는 통합멤버십 '신세계 유니버스' 구축에 힘쓸 것으로 예상된다.

신세계, 롯데쇼핑은 상대적으로 조용한 주주총회를 맞는다. 신세계 손영식 대표는 지난해 신세계 부사장에서 대표이사로 승진해 임기가 2025년까지다. 롯데쇼핑은 강성현 대표가 재선임된다. 마트사업부 대표인 강 대표는 지난해 말 슈퍼사업부 대표를 겸직하며 통합 경영을 추진하고 있다. 소싱 업무를 통합해 매입 단가를 낮추고 통합 PB(자체 브랜드)를 출시해 가격과 품질에서 경쟁력 있는 상품을 개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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