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투자업계 및 신라젠에 따르면 로리 나이트 측 주요 인사들은 지난주 서울 중구 엠투엔 본사를 찾아 서홍민 회장을 포함한 엠투엔·신라젠 수뇌부와 만남을 가졌다. 지난 10일 첫 방문에 이은 후속 만남이다. 나이트 의장이 일정상 먼저 출국해 이날 미팅에 직접 참여하진 않았지만, 핵심 인사들이 신라젠·엠투엔의 미국 OTC마켓 진출을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리 나이트는 신라젠·엠투엔이 OTC마켓 진출을 결심한다면 등록을 위한 제반 절차를 비롯해 향후 미국 내 자본 조달에 전적으로 도움을 줄 것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 입장에선 세계적인 투자 그룹 템플턴 재단 투자위원회 의장을 맡고 있는 글로벌 전문가 컨설팅을 통해 세계 최대 자본시장 진출을 모색할 기회가 생긴 셈이다.
이번 OTC마켓 진출 권유는 지난 10일 첫 만남에서 확인한 신라젠과 엠투엔 신규 파이프라인 및 신사업 추진 내용에 나이트 의장 측이 관심을 가진데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신라젠의 경우 'SJ-600' 시리즈에 대한 기대감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SJ-600은 신라젠의 항암바이러스 후보물질 플랫폼 기술이다. 지난 1월 미국 면역항암학회(SITC) 공식 학술지인 '암 면역요법 저널'(JITC)에 전임상 시험 연구 논문을 게재하는 등 글로벌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SJ-607'은 대조 항암 바이러스의 5분의 1 이하의 양으로도 기존 항암 바이러스와 동일한 항암 효과가 나타나는 전임상 결과를 도출하기도 했다. 해당 논문은 최근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의 '한국을 빛내는 사람들'에 게재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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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자본시장 진출과 관련해 구체적 협의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신라젠·엠투엔이 OTC마켓에 성공적으로 등록할 경우, 로리 나이트 측이 직접 투자 또는 투자자본을 유치해 이에 대한 지분 또는 중개 수수료를 요구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해당 제안에 신라젠과 엠투엔은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OTC 마켓에 진출하면 신규 투자 창출은 물론, 뉴욕증권거래소에 이어 세계 2위 규모의 나스닥 상장의 교두보 마련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인력과 예산 등 추가로 투입해야 하는 재원 역시 존재한다. 신라젠은 신규 파이프라인의 연구개발, 엠투엔은 전기차 시장 진출 등 주요 현안이 산적해 있는 만큼, 최선의 선택을 위한 심사숙고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신라젠 관계자는 "OTC마켓 진출 권유를 받은 것까지는 전해 들었지만, 이번 미팅에는 소수 고위 관계자만 참석한 것으로 알고 있다. 자세한 협의 내용까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