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반도체 부문에서 1분기에만 4조1250억원의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디램과 낸드 메모리의 비트그로스(반도체 출하량 증가율)가 각각 15, 10% 감소하고 ASP(평균판매단가)는 각각 21%, 23% 줄어들 전망"이라며 "메모리 업계의 재고 일수는 6개월로 급증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했다. 반도체 판매량과 판매단가가 하락하고 재고는 쌓이면서 대규모 손실이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역시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1조원에서 1000억원으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반도체 부문 4조3000억원의 손실이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2분기 전망은 더 안 좋게 봤다. 반도체 손실이 4조7000억원으로 확대되면서 전사적으로 40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나마 삼성전자는 가전과 휴대전화 사업부 등이 실적을 뒷받침하면서 대규모 영업손실 우려는 적은 편이다. 하지만 반도체 비중이 높은 SK하이닉스는 업황 침체 영향에 그대로 노출됐다. 증권가는 SK하이닉스가 1분기 4조원대에 달하는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본다.
서승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2% 감소한 4조6000억원, 영업손실은 적자전환한 4조2000억원으로 예상을 밑돌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반도체 업종 주가에 대한 증권가의 전망은 긍정적이다. 골이 깊을수록 바닥이 가까워졌다는 인식 때문이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 대비 100원(0.17%) 상승한 6만300원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100원(0.12%) 내린 8만3600원에 장을 마쳤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황 악화는 최고조에 근접 중"이라며 "(경기선행지수인) 미국 ISM 제조업 지수, 중국 크레디트 임펄스 지수(신용자극지수) 및 중국 IT 수요 전년 대비 증감률은 바닥을 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PBR(주가순자산비율)는 약 1.2배로 역사적 범위(1~1.5배) 대비 저평가 국면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남 연구원은 "반도체 가격이 저점을 형성할 3분기초까지 대부분 악재가 주가에 반영될 것이므로 분할 매수가 적절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서 연구원은 SK하이닉스에 대해 "선두 업체의 적극적 감산 기조가 더해질 경우 메모리 업황 회복 강도는 높아질 것"이라며 "업황 추가 악화 가능성이 낮은 만큼 SK하이닉스에 대해 비중 확대를 권고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