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9.15포인트(0.38%) 오른 2388.35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2399.52까지 오르며 2400선 회복을 시도했지만 장 중 상승폭을 일부 반납했다. 이날 오후 4시 기준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841억원, 554억원 순매도했다. 기관은 1140억원 순매수다.
코스닥 지수는 전일 대비 0.33포인트(0.04%) 오른 802.53에 마감했다. 개인이 1962억원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666억원, 147억원 순매도했다.
중국의 판호 개방 소식에 넥슨게임즈와 데브시스터즈는 이날 각각 13.76%, 12.87% 상승했다. 넷마블, 한빛소프트, 드래곤플라이, 티쓰리, 네오위즈홀딩스 등 주요 게임 업체들이 4~6%대 상승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1.1원 오른 1311.2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증시는 전반적으로 관망세가 짙었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와 유럽 크레디트스위스의 유동성 위기가 각국 금융당국의 신속한 조치로 조기에 수습되면서 투자심리는 완화하는 듯 했다. 전날 미국 증시 3대 지수와 유럽 증시가 모두 상승 마감하면서 국내 증시에도 온기가 돌 것으로 예상됐다.
장 초반 강세 출발한 국내 증시는 이후 지속적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위기의 조기 수습에 따른 기대감이 유입된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긴축 방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전반적으로 관망하는 심리가 짙어진 영향이다.
시장의 관심은 최근 미국과 유럽의 조치가 양적완화에 해당하는 것이냐다. 미국은 SVB 파산 사태의 확산을 막기 위해 예금자 보호 확대, 연준 대출 프로그램(BTFP) 등의 조치를 취했다. 모두 시중 은행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조치다.
지난 15일 기준 연준의 총 자산은 8조6393억달러(1경1300조원)로 일주일 전보다 2970억달러 증가했다. 지난 4개월 간의 양적긴축(QT)을 한 번에 되돌림한 규모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연준이 다시 양적완화를 시작했다는 신호로 받아들였다. 고금리 기조가 계속 유지된다면 SVB와 유사한 사태는 언제든 일어날 수 있고 그때마다 구제금융이 시행될 경우 유동성의 급격한 증가는 불가피하다는 논리다. SVB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연준이 금리를 조기에 인하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이번 일련의 사태가 2008년 금융위기를 부른 리만 브라더스 파산 사태와 다르다며 양적완화 기대는 이르다고 일축했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SVB 파산 사태로) 긴축 완화 기대가 상존하지만 과거 긴축 기조 전환은 실물경제 둔화가 동반돼야 했다"며 "물가 불안을 억제할 필요가 있는 만큼 연준의 긴축 기조가 잠깐 멈출수는 있겠지만 경로를 바꾸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준우 KB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대출 증가로 총 자산이 커졌지만 이는 양적완화가 아니다"라며 "연준의 유동성 지원 창구는 금융안정을 위한 도구이기 때문에 여기서 나온 돈은 금융자산 매입보다 유동성 확보를 위해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한국 시간으로 오는 23일 오전 3시 발표되는 연준의 금리 수준에 시장의 관심이 모인다. 시장은 연준이 이번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4.75~5%로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