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사과 수십번' 발언에 日도 깜짝…"이런 한국 대통령은 처음"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국무회의에서 일본이 이미 수십차례 과거사 문제에 대한 반성과 사과를 표한 바 있다고 언급한 것과 관련 일본 현지에서는 의외라는 반응과 함께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졌다. 일본의 추가 행동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사진=뉴시스

이날 윤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진행된 국무회의에서 "우리 사회에는 배타적 민족주의와 반일을 외치면서 정치적 이득을 취하려는 세력이 엄연히 존재한다"며 "일본은 이미 수십 차례에 걸쳐 우리에게 과거사 문제에 대해 반성과 사과를 표한 바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의 편집위원 겸 논설위원인 미네기시 히로는 윤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을 재차 확인하며 "이런 말을 자국민에게 분명하게 전하는 한국 대통령은 처음 봤다"며 "과거에 묶인 일한 관계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싶다는 윤 대통령의 각오와 결의를 다시 한번 강하게 느꼈다"고 평가했다.

안보·방위정책을 전문으로 하는 도쿄대 첨단과학 기술연구센터의 특임조교인 야마구치 료는 "윤석열 정권의 (대일본) 정책과 대처는 일한 관계의 개선, 동아시아의 안전 보장 관점에서 볼 때 긍정적"이라고 했다. 다만 그는 "일한 관계는 여전히 문제가 많다. 특히 한국의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일본에 대한 입장이) 뒤집히는 경향이 있다"며 윤석열 정부가 한국 내 반일 여론 문제를 해결하고, 신뢰성을 회복할 수 있는지에 양국 관계가 달렸다고 짚었다.

북한 문제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코리아 리포트'의 편집장이자 재일교포인 변 신이치(변진일)는 윤 대통령의 이번 발언이 한일 정상회담 이후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향한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것으로 봤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 16일 윤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과거사 문제 관련 전임 정부의 인식을 전체적으로 계승한다는 뜻만 밝혔을 뿐 명시적으로 사과하지 않았고, 이에 대한 논란이 이어졌다.

이와 관련 변 편집장은 "징용공(강제징용 피해자의 일본식 표현)에 대한 사과는 호소카와 모리히로 정권이 유일하다"며 "징용공들은 일본 정부보다 가혹한 노동을 강요한 일본 기업의 사죄를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국인 대부분은 일본 기업이 도의적인 책임으로 '옛날 일이라고는 하지만 오랫동안 고생을 끼쳐 죄송하다'는 한마디를 해주길 원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