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포집 기술 잡아라"…SK그룹 집안 내 '경쟁'의 이유

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2023.03.24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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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사(Barossa) 가스전, 다윈 LNG 플랜트 및 바유운단(Bayu-Undan) 탄소포집 프로젝트 개요/사진=SK E&S바로사(Barossa) 가스전, 다윈 LNG 플랜트 및 바유운단(Bayu-Undan) 탄소포집 프로젝트 개요/사진=SK E&S


SK그룹 계열사들이 탄소 포집·활용·저장 기술(CCUS) 확보에 팔을 걷고 있다. '넷제로'(탄소 순배출량 0)를 달성하기 위한 필수적인 기술이라는 공감대가 그룹차원에서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 E&S와 산토스 등 5개 글로벌 에너지 기업이 공동으로 지분을 보유 중인 동티모르 해상의 바유운단(Bayu-Undan) 가스전이 이르면 올해 고갈된다. SK E&S가 보유한 지분은 25%다. SK E&S와 4개 파트너사들은 지난해부터 바유운단의 폐 가스전을 탄소포집 플랜트로 쓰기 위한 기본설계에 들어갔다. 탄소포집 기술, 수송, 저장 등부터 투자비까지 면밀한 분석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SK E&S는 자신들이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호주 바로사 가스전과 바유운단 탄소포집 플랜트를 연계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바로사 가스전에서 생산하는 천연가스를 호주 다윈의 LNG(액화천연가스) 플랜트로 보내고, 여기서 탄소포집을 진행한다. 포집한 탄소를 바유운단의 폐 가스전(지하 약 3㎞)에 저장한다. 2025년 사업 개시가 목표다.



SK그룹에서 탄소포집에 나서고 있는 곳은 SK E&S뿐만이 아니다. SK㈜ 머티리얼즈는 총 4억 달러(약 5200억원)를 투자해 오는 7월까지 미국의 탄소포집 기업 8리버스의 경영권을 확보하기로 했다. 이 회사는 99% 이상의 이산화탄소가 포집된 클린 전기와 블루 수소를 생산하는 특허 기술을 갖고 있다. 국내에 8리버스의 기술을 도입해 CCUS 종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게 SK㈜ 머티리얼즈의 계획이다.

SK어스온은 2030년 200만톤, 2040년 500만톤 2050년 1600만톤 규모 이상의 이산화탄소 저장소를 확보해 국내 1위 민간 이산화탄소 저장 사업자로 도약하겠다는 사업목표를 제시했다. SK이노베이션은 주력 생산기지인 울산CLX에서의 탄소포집을 추진하고 있다. 수소 공장에서 탄소를 포집하고, 동해가스전에 저장하는 실증모델개발 정부과제에도 참여했다.



SK 관계자는 "계열사들 일제히 탄소포집 사업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당장 성과를 낼 수 있는 기술이 아닌, 미래를 대비하는 기술인 CCUS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투자를 앞다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최태원 회장의 "기술 없이 탄소중립도 없다"는 지론을 실현시키는 과정이기도 하다. SK그룹이 내걸고 있는 '넷제로'의 달성을 위해서는 CCUS 기술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그룹 차원의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의미다. 실제 국제에너지기구(IEA)는 CCUS 없이 온실가스 배출량 '제로'를 달성하는 게 불가능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SK그룹의 경우 정유,가스, 에너지, 화학 등 탄소 배출 사업 비중이 높은 상황이기도 하다. SK이노베이션은 국내 1위 정유업체고, SK어스온은 석유개발 사업을 주로 해왔으며, SK E&S는 가스 관련 사업을 한다. 업계 관계자는 "SK그룹의 구조상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는 어떤 기술이 있다면, 그 어느 곳보다 더 빨리 투자해야만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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