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윤, 사진제공= 세이온미디어㈜, ㈜래몽래인
두학은 서른 두살, 데뷔 8년째를 맞은 지금의 장동윤에게 필요했던 변화다. 여전히 교복이 잘 어울리는 동안 외모에 뽀얀 피부결의 반듯한 얼굴은 보호 받아야할 존재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JTBC '솔로몬의 위증'에서 비밀을 간직한 한지훈이나 KBS '학교 2017'의 '엄친아' 송대휘, '땐뽀걸즈'의 순박한 권승찬은 모두 교복을 입었고, tvN '미스터 션샤인'의 양반가 출신 의병 준영을 연기할 때도 신념은 깊으나 아직은 보호와 배움이 필요한 소년이었다. 그러다 지금도 보기 힘든 여장남자로 단아한 한복 자태를 드러냈던 '녹두전'의 녹두로 분했을 때는 곱디 고운 얼굴 자체로 넋을 놓게 했다.
장동윤, 사진제공= 세이온미디어㈜, ㈜래몽래인
장동윤, 사진제공= 세이온미디어㈜, ㈜래몽래인
두학의 완성은 '다모' '주몽'을 썼던 정형수 작가의 비장하고 함축적인 대사에서 시작되어 장동윤의 다단한 얼굴로 매듭된다. 해맑았던 소년이 상처로 성장하는 부침 많은 어른이 되는 모든 순간을 빈틈없이 채워나간 장동윤의 얼굴. 상대에 따라 감정선의 격차를 하늘에서 땅끝으로 담금질하는 얼굴의 온도차는 '오아시스'의 재미를 책임진다. 그가 침착하게 공격성을 드러내고 결연하게 상대에게 다가서는 순간, '오아시스'는 '장동윤의 인생극장'이 된다. 그리고 이 비릿하지만 따뜻한 남자가 자신을 사지로 몰아넣은 아버지의 궤변과 마주할 때 마침내 "나는 분명히 아버지 아들 아닐 겁니다"라고 마음 쓰리게 오열하는 순간, 이야기는 해소의 폭죽을 터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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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아시스'의 장동윤은 제대로 변화했다.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을 뿐 아니라 더 많은 가능성을 제시하며 미래의 선택지까지 넓혔다. 예상 못한 일은 아니다. '늑대사냥' 인터뷰에서 "열심히 일하고 날 객관화하려고 한다. 내 약점과 장점을 아는 게 중요하지 않나. 저보다 잘나고 연기 잘하는 사람도 많다. 저의 장점은 열심히 성실하게 묵묵하게 하는 거다"라고 털어놓던 성실한 배우였다. 데뷔 이후 한해도 필모그래피가 비는 날이 없던 배우. 장동윤은 '오아시스' 제작발표회에서 "선물 같은 작품"이라고 했다. 하지만 선물은 우연히 목적없이 이뤄지지 않는다. '오아시스'는 그에게 주어진 선물이 아니라, 쟁취해낸 보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