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GL, 글로벌 의결권자문사 줄줄이 '반대'…주총서 변수 될까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는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하 '얼라인')이 JB금융지주 (11,980원 ▼110 -0.91%)를 상대로 낸 주주제안에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의결권 자문사는 주총 안건을 분석해 기관투자자에 의결권 행사 방향을 권고한다. 그 때문에 자문사의 결정은 통상 주총에서 의결권 행사 가이드라인 역할을 하며 표심에 영향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업계에서는 자문사의 입장이 실제로 기관투자자 의결 방향에 영향을 미친다고 본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기관투자자들은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안건에서 기업과 다른 입장을 밀고 나가는 데 부담을 느낄 수 있다"며 "이럴 때 의결권 자문사의 입장은 기관들이 의결권 방향을 정하는데 좋은 명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도 "자문사 입장과 반대로 의결권을 행사하려면 그에 대한 논리를 세워야 하기 때문에 소위 '무지성'으로 따르는 기관도 종종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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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의 KT&G 표심 '주목'…자문사 의견대로 주총 결과 나올까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홍기훈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는 " 자기 이익에 따라 움직이는 행동주의펀드와 달리 자문사들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가치 제고를 추구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번에 자문사들이 행동주의펀드 안건에 반대한 것도 이를 고려한 판단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서 의결권 자문사 입장대로 주총 결과가 나온다는 보장은 없다. 특히 국민연금과 같은 연기금은 자문사 의견과 별개로 움직일 여지가 크다. 플래쉬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FCP)와 안다자산운용이 KT&G (89,600원 ▼200 -0.22%)를 상대로 사외이사 증원 및 자사주 매입 등을 제안한 주주안건에 대해 ISS는 찬성, GL은 반대한다. KT&G의 최대주주인 국민연금 표심이 관건인데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최 연구원은 "연기금은 행동주의펀드의 손을 들어주기보다 독자적으로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 혹여라도 정치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라며 "설사 자문사들이 일제히 안건에 찬성하더라도 기관 표심은 주총 결과가 나올 때까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홍 교수는 "연기금은 의결권 방향에 대한 논리 근거를 제시해 규제기관을 납득시켜야 한다"며 "이런 상황에서 기관투자자에게 의결권 자문사의 결정은 좋은 방어기제가 되기 때문에 자문사 조언이 타당하다고 판단하면 의사결정의 기준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