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SS와 함께 양대 의결권 자문사로 꼽히는 글래스루이스(GlassLewis&Co., 이하 'GL') 역시 얼라인 측 주주제안에 반대했다. 앞서 얼라인은 JB금융지주에 주당 900원의 현금배당과 김기석 후보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라고 요구했다. JB금융지주 주총은 오는 30일 열릴 예정이다.
의결권 자문사들은 얼라인 이외 다른 행동주의펀드가 올린 주주제안에도 반대하고 나섰다. ISS는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이 KISCO홀딩스 (19,110원 ▲70 +0.37%)를 상대로 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등을 요구한 안건과 트러스톤자산운용이 BYC (420,000원 0.00%)에 제시한 주주환원 확대 요구에 대해서도 반대한다.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이 남양유업 (510,000원 ▼12,000 -2.30%)을 상대로 낸 주주제안 중에선 감사 선임과 관련한 부분을 제외하고 반대한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도 "자문사 입장과 반대로 의결권을 행사하려면 그에 대한 논리를 세워야 하기 때문에 소위 '무지성'으로 따르는 기관도 종종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의 KT&G 표심 '주목'…자문사 의견대로 주총 결과 나올까

홍기훈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는 " 자기 이익에 따라 움직이는 행동주의펀드와 달리 자문사들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가치 제고를 추구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번에 자문사들이 행동주의펀드 안건에 반대한 것도 이를 고려한 판단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서 의결권 자문사 입장대로 주총 결과가 나온다는 보장은 없다. 특히 국민연금과 같은 연기금은 자문사 의견과 별개로 움직일 여지가 크다. 플래쉬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FCP)와 안다자산운용이 KT&G (83,100원 ▼100 -0.12%)를 상대로 사외이사 증원 및 자사주 매입 등을 제안한 주주안건에 대해 ISS는 찬성, GL은 반대한다. KT&G의 최대주주인 국민연금 표심이 관건인데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최 연구원은 "연기금은 행동주의펀드의 손을 들어주기보다 독자적으로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 혹여라도 정치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라며 "설사 자문사들이 일제히 안건에 찬성하더라도 기관 표심은 주총 결과가 나올 때까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홍 교수는 "연기금은 의결권 방향에 대한 논리 근거를 제시해 규제기관을 납득시켜야 한다"며 "이런 상황에서 기관투자자에게 의결권 자문사의 결정은 좋은 방어기제가 되기 때문에 자문사 조언이 타당하다고 판단하면 의사결정의 기준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