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21일은 암 예방의 날"…암 예방 10가지 수칙 아시나요?

머니투데이 정심교 기자 2023.03.21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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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치료술이 발전하면서 암 정복 시대가 다가온다고는 하지만, 아직은 암이 정복되기 전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암 발생의 '3'분의 '2'는 예방이 가능하거나 조기 진단·치료로 완치할 수 있고, 3분의 '1'은 적절한 치료로 완화를 기대할 수 있다. 이에 보건복지부와 국립암센터는 암 극복을 상징하는 숫자(3·2·1)를 담아 매년 3월 21일을 '암 예방의 날'로 제정하고, 암 예방의 중요성을 알리고 있다. 오늘 암 예방의 날을 맞아, 보건복지부와 국립암센터가 권장하는 '암 예방 수칙 10가지'를 상세하게 짚어본다.

"3월21일은 암 예방의 날"…암 예방 10가지 수칙 아시나요?


1 담배를 피우지 말고 남이 피우는 담배 연기도 피하기
흡연은 모든 암의 주요 원인이다.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에 따르면 모든 암의 발병 원인 중 30%는 흡연이다. 구강암·인두암의 92%, 기관지암·폐암의 90%, 식도암의 78%, 후두암의 81%, 췌장암의 30%, 방광암·신장암의 50%가 흡연 때문에 생긴다. 순한 담배라고 덜 해로운 건 오해다. 담배를 피우면 스트레스가 풀어지고, 살이 빠진다는 속설도 근거가 없다. 담배에는 69종의 발암물질과 4000여 종의 화학물질이 들어 있다. 이들 물질은 체내에서 세포 돌연변이를 유발하고, 무한 증식하는 세포인 암세포를 만들어낸다. 니코틴 대체요법은 니코틴을 공급해 금단 증상을 줄이는 방법으로 니코틴 패치·껌 등을 활용한다. 금연 보조 약물인 '부프로피온'은 금연일 일주일 전부터 복용하면 흡연 욕구를 줄일 수 있다.



2 채소·과일 충분히 먹고, 다채로운 식단으로 균형 잡힌 식사하기
과일과 채소 섭취량을 늘리면 암 발생률이 5~12% 감소한다는 보고가 있다. 또 식물성 식품 위주의 식단이 유방암 발병 위험을 15% 낮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신선한 채소·과일을 하루 2번 이상 충분히 섭취하는 게 암 예방의 좋은 습관이다. 채소·과일에 풍부한 비타민 A·C·E와 카로티노이드·셀레늄은 체내 활성산소를 없애고 세포·DNA의 손상을 막는다. 역시 풍부한 피토케미컬(식물생리활성물질)은 식물에 미량 든 성분으로 체내에서 항산화, 해독, 면역 기능 증진, 호르몬 역할 조절, 박테리아·바이러스 사멸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한다. 채소와 과일 껍질에 풍부한 식이섬유는 장의 운동량을 늘려 변비를 막고 발암물질이 장을 빠르게 통과하게 해 배설을 촉진한다. 신선한 채소·과일을 하루 2번 이상 섭취한다. 기름진 육류와 가공육류는 가급적 적게, 탄 음식을 삼가고, 싱겁게 먹는다.

3 음식을 짜지 않게 먹고 탄 음식을 먹지 않기
암 발병 원인의 30%는 잘못된 식습관이다. 특히 짠 음식을 즐기면 위 점막이 손상당해 위염을 유발하고, 위암 발생률을 높인다. 한국인의 소금 섭취량은 12g 정도로, 권장 섭취량(5g 이하)보다 많다. 국물은 가능한 한 건더기만 건져 먹는다. 짠 국물은 적게 먹는 게 좋으며, 간장·된장 등 추가로 먹는 양념도 양을 줄여보자. 칼륨이 많은 채소·과일은 나트륨 배출에 효과적이다. 조리할 때 식초·레몬즙을 활용하면 신맛이 짠맛을 일부 대체할 수 있어 소금 사용량을 줄이는 팁이다. 탄 음식에는 유전자 변형을 일으키는 1급 발암물질인 벤조피렌이 들어 있다. 벤조피렌은 고기 겉이 탈 때 생성된다. 따라서 숯불·바비큐 등 불에 고기가 직접 닿은 방식의 조리는 줄이는 게 안전하다. 고기의 탄 부분은 섭취 전 제거한다.



4 하루 한두 잔의 소량 음주도 피하기
술은 1군 발암물질이다. 하루 한 잔의 가벼운 음주도 암 발생률을 높인다는 보고가 있다. 아무리 적게 마셔도 마시는 순간 간암·구순암·인두암·후두암·식도암·유방암의 발병률을 증가시킨다고 보고된다. 마신 술의 알코올은 체내에서 아세트알데하이드로 바뀌는데, 아세트알데하이드는 구강·식도·간 등 체내 접촉 부위의 DNA를 손상해 암으로 변형될 수 있다. 음주 후 DNA가 많이 손상당하면 결국 복원되지 못한 일부가 암이 될 수 있다. 한국 남성의 모든 암 가운데 10분의 1이, 여성은 33분의 1이 음주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금주가 힘들다면 남성은 하루 두 잔, 여성은 하루 한 잔까지만 마시도록 한다. 음주 후 2~3일간은 술을 마시지 말고 간을 게 해야 한다.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음주 습관은 피해야 하며, 집에 술을 놓아두는 습관도 버리자.

5 주 5회 이상, 하루 30분 이상, 땀 날 정도로 걷거나 운동하기
운동을 많이 하는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대장암·유방암 발병 위험이 25%나 낮다. 규칙적인 신체 활동은 대장의 연동운동을 활성화해 발암물질의 배변을 촉진한다. 여성의 경우 폐경 후 에스트로겐이 유방 조직에 미치는 영향을 줄일 수 있다. 암 예방을 위한 운동 강도는 '메트(MET)'라는 기준에 근거해 권고된다. 1MET는 평균 체격의 사람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안정 상태를 유지하는 데 소요되는 대사량이다. WHO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암 예방을 위해선 3~5.9METs의 강도로 일주일에 최소 150분 운동하는 게 권장된다. 이는 주 5회 이상, 하루 30분 이상, 땀이 날 정도로 걷거나 운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운동은 규칙적으로 하되 자신의 나이와 건강 상태에 맞게 해야 한다. 자신에게 느껴지는 중증도(땀이 날 정도)의 강도가 가장 좋으며, 출퇴근 시 한두 정거장 미리 내려 걷거나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는 등 생활 속에서 작은 움직임으로 운동을 시작해보자.

보건복지부와 국립암센터가 권장하는 일상 속 암 예방을 위한 생활수칙 10가지. /인포그래픽=삼성서울병원보건복지부와 국립암센터가 권장하는 일상 속 암 예방을 위한 생활수칙 10가지. /인포그래픽=삼성서울병원
6 자신의 체격에 맞는 건강 체중 유지
과도한 칼로리 섭취로 인한 체중 증가와 비만은 대장암·유방암·자궁내막암·신장(콩팥)암·식도암의 발생률을 높인다는 보고가 있다. 특히 남성은 위암·전립샘암이, 여성은 유방암(폐경 후)·자궁암·자궁경부암·난소암이 비만과 관련 깊다. 체지방이 많을수록 성호르몬·인슐린·성장인자 등 호르몬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해 암 유발 위험을 높인다. 살이 찔수록 체내 산화 스트레스 지수가 높아지는데, 이는 세포의 성장 주기를 망가뜨린다. 또 만성 염증을 유발해 암세포가 잘 자라나는 환경이 조성된다. 자신에게 맞는 체질량지수를 계산해 건강한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 정상 체질량지수는 18.5~23이다. 우리나라 성인(19~64세)의 하루 영양 권장 섭취량은 남성 2200~2600㎉, 여성 1800~2100㎉이지만 활동량이 비교적 적은 직장인이라면 남성은 2000㎉, 여성은 1800㎉까지 칼로리 섭취량을 제한해야 살이 찌는 것을 최소화할 수 있다.


7 B형 간염과 자궁경부암 백신 접종하기
암 환자 10명 가운데 1~2명은 병원체 침입으로 인한 만성적인 감염으로 암이 생겨난다. B형 간염으로 인해 간경화가 진행된 환자 가운데 1년에 2~7%는 간암으로, 간경화를 동반하지 않은 B형 간염 환자는 1%가 간암으로 진행한다. 반면 B형 간염 백신을 접종하면 95% 정도는 감염을 막을 수 있다. 또 B형 간염으로 인한 간암으로의 진행도 거뜬히 막을 수 있다. 자궁경부암 백신은 HPV 감염으로 인한 자궁경부암을 80~90% 예방하며 기타 생식기 암과 구강암·인후암·두경부암 등도 막을 수 있다. 여성뿐 아니라 남성도 자궁경부암 백신 접종이 권장된다. 가까운 보건소나 의료기관에서 백신 접종을 챙겨보자. 현재 국가 백신 사업으로 만 13~17세 여성 청소년과 만 18~26세 저소득층 여성은 자궁경부암 백신을 무료로 맞을 수 있다.

8 성 매개 감염병에 걸리지 않도록 안전한 성생활 하기
성매개감염병(성병)과 인유두종 바이러스, B형, C형 간염 바이러스는 주로 성관계를 통해 감염된다. 그중 성매개감염병은 30종류 이상인데 세균·바이러스·기생충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다. 흔한 성매개감염병으로는 임질, 매독, 성기 클라미디아 감염증, 트리코모나스증, 후천성 면역결핍증 등이 있다. 성매개감염병은 나타나는 증상이 없더라도 전염력을 가진 경우가 있다. 첫 성 경험의 나이를 늦추고 성 상대자 수를 최소화하는 안전한 성생활이 권장된다. 여성은 정기적으로 자궁경부암 검진을 챙겨 받도록 한다.

9 발암성 물질에 노출되지 않도록 작업장에서 안전보건 수칙 지키기
세계 최초로 보고된 직업성 암(발암물질에 노출되는 특정 직업군에 많이 발생하는 암)은 1775년 영국에서 보고된 굴뚝청소부의 음낭암이다. 우리나라에서 공식적으로 보고된 첫 번째 직업성 암은 1993년 석면 노출로 인한 악성중피종이다. 작업 현장에서 유해 물질로부터 신체를 보호하기 위해 개인보호구와 작업복 착용이 필수적이다. 작업 후에는 발암성 물질이 작업복, 근로자의 신체(특히 모발)에 남아있을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현장 노동자는 퇴근할 때 샤워를 한 후 평상복으로 갈아입고 퇴근하는 게 권장된다. 또 작업장에서는 구강을 통한 발암물질 흡입을 막기 위해 가급적 음식을 먹지 말아야 하며, 작업 현장에선 수시로 손을 씻어야 한다.

10 암 조기 검진 지침에 따라 검진을 빠짐없이 받기
암은 일찍만 발견하면 치료 시 90% 이상은 완치할 수 있다. 암이 국한 부위에 생기는 1~2기에 발견되는 경우 5년 생존율이 91%이지만 암이 원격 부위에 퍼진 4기 암은 24.4% 수준이다. 보건복지부의 '국가 암 검진 사업'은 암을 조기에 발견해 치료율을 높이고, 암으로 인한 부담과 사망을 줄이기 위해 국가에서 검진 비용을 제공하는데 위암·대장암·간암·폐암·유방암·자궁경부암·갑상샘암이 그 대상이다. 특정 암에 대한 가족력이 있다면 검진 권장 나이보다 조금 이른 나이부터 개별적으로 검진받도록 한다. 자신만의 암 검진 리스트를 작성하면 검진을 빠뜨리지 않는 데 도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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