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속으로]AI가 바꾼 제조업 혁신 '스마트 공장'이 뜬다

머니투데이 김도현 기자 2023.03.25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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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속으로]AI가 바꾼 제조업 혁신 '스마트 공장'이 뜬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가 적용된 스마트팩토리가 제조업 전반으로 번져간다. 인건비 부담 증가와 노동인구 감소를 앞두고 선제적으로 자동화에 나서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공장 내 장비·라인 등에 AI 기반 기술을 접목하고 현장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실시간 수집해 효율적이고 일률적인 제품 생산에 나서는 것이다.



24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2019년 1530억달러(약 200조3000억원)였던 글로벌 스마트팩토리 시장규모는 연평균 9.6% 성장해 2024년 2440억달러(약 319억6000만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공장폐쇄, 공급망 차단 등을 겪었던 제조사들이 무인화·자동화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게 근거다.

국내 주요 제조사 가운데 스마트팩토리 적용을 서두르는 곳은 철강업계다. 포스코는 포항·광양제철소에 선도적으로 스마트팩토리 시스템을 도입했다. 국내 기업으론 처음으로 2019년 세계경제포럼(WEF)이 선정하는 '세계의 등대공장'으로 뽑혔다. 고로(용광로)·제강공정은 물론, 제강에서 나온 용강을 반제품으로 만드는 연주공정에도 스마트팩토리를 적용해 AI가 설비 이상 유무를 감지할 수 있게 했다. 최근에는 그룹사 전반에 AI 기반의 스마트팩토리 시스템을 확대하는 추세다.



현대제철도 열심이다. 현대제철은 독자적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위해 핵심기술 연구개발에 피치를 올렸다. 제강·냉연 공정 과정에 AI 기술을 토대로 제품 재질을 빅데이터화해 용도에 맞는 재질을 빠르게 예측할 수 있게 개선을 시도하는 등 시스템을 구축해 왔다. 단순·반복적인 사무 업무를 자동화하고 효율성을 향상하고, 정비 분야에 딥러닝 기반 AI 모델을 개발하려는 시도가 최근 성과를 내고 있다.

배터리업계도 움직인다.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 주요 배터리 3사는 해외의 생산능력 확대에 여념이 없다. 북미·유럽·중국 등 글로벌 3대 전기차 시장에 배터리 생산라인을 전진 배치하고 신·증설을 거듭 한다. 3사는 신설한 공장에 스마트팩토리 시스템 도입을 늘려 제품 품질을 균일하게 만들 방침이다.

[이슈속으로]AI가 바꾼 제조업 혁신 '스마트 공장'이 뜬다
배터리 3사는 해외 전진기지를 만들면서 공통적으로 수율 불안에 한 차례 이상씩 노출됐다. 선제적으로 진출한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 등은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고, SK온도 막바지 수율 정상화 작업을 펼친다. 현지 인력을 선발·교육해 작업에 투입하다 보니 국내서 발생하지 않는 문제들이 발생하곤 했는데, 이를 스마트팩토리 공정률 제고를 통해 바로잡겠단 의지가 크다.


전기차 시장 확장에 따라 수요가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는 배터리 검사 솔루션 분야에서도 스마트팩토리가 십분 활용된다. 글로벌 1위 검사기업인 에스에프에이(SFA)가 AI기능이 탑재된 배터리 검사장비를 세계 최초로 도입해 이 분야를 선도한다. SFA는 자체 기술로 개발해 세계 최초로 양산라인에 도입한 3차원 컴퓨터 단층촬영 검사기, 높은 수준의 인공지능 기술이 결합한 차세대 배터리 셀 검사 시스템 AI 외관 검사기 등을 통해 지난해 이차전지 부문 수주 규모를 전년 대비 141% 끌어올렸다.

맨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셀 내부를 단층 촬영해 양·음극판 배열 상태를 실시간 검수한다. 발열·화재 위험이 있는 배터리를 사전에 걸러내는 역할을 맡아 K배터리 품질 제고에 일조한다. 중국 등 K배터리 경쟁사들이 사용하는 검사 장비의 평균 속도는 개당 7분이다. 실시간 전수 검사가 불가해 무작위 샘플 검사만 실시한다고 알려진다. SFA는 AI 기반의 스마트팩토리를 통해 셀당 4초의 검사속도를 자랑한다. 이를 통해 배터리 제조사의 불량률을 크게 줄일 수 있게 했다.

한 제조사 관계자는 "제조업 성장률이 둔화하는 상황에서 생산성을 높이고 불량률은 낮추는 스마트팩토리가 수익성 제고에 필수적인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면서 "AI와 빅데이터 기술이 진화하면서 모든 산업군에 스마트팩토리가 적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중장기적으로 노동인구가 줄어들고 있지만 자동화 기술을 통해 산업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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