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가 주도하는 '우주 사업'은…보령 오너 3세, 주총서 입 연다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23.03.21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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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가 주도하는 '우주 사업'은…보령 오너 3세, 주총서 입 연다


김정균 보령 (10,960원 ▲50 +0.46%) 대표가 주주들에게 회사가 새 먹거리로 낙점한 우주사업 설명에 나선다. 오너 3세인 그가 지난해 사내이사 자리에 오른 후 우주사업 청사진을 회사 대표로서 처음 발표하는 셈이다. 지난해 해외 우주개발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프로젝트를 열고 우주정거장 건설 기업 투자를 결정하는 등 관련 행보가 이어졌지만 '제약'에 뿌리를 둔 보령이 어떻게 우주사업에 손을 댈지는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2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보령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본사에서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재무제표 및 연결재무제표 승인의 건과 주당 현금 100원의 현금배당 등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주총에선 이 같은 부의 안건 의결 외에 김 대표가 직접 회사 우주사업에 대한 설명에 나선다. 지난해 회사 대표로 선임된 후 주주들에게 우주사업에 대해 공식적으로 처음 설명을 갖는 자리다. 주총에 앞서 김 대표는 전일 회사 홈페이지 CEO 서한을 통해 "인류가 달에 장기체류 할 때, 그리고 인류가 처음으로 화성에 도달할 때, 인간으로서 살아남기 위해 꼭 필요한 기술과 이 기술들의 연구·개발에 필요한 인프라를 확보하는 것이 CIS(Care In Space) 사업"이라며 "CIS 챌린지를 통해서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회사들을 탐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김승호 보령제약 창업주의 손자이자 김은선 보령 회장의 장남이다. 미국 미시건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중앙대 의약식품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2014년 보령제약에 전무로 입사해 지주사인 보령홀딩스 경영기획실장, 경영총괄임원을 거쳐 2019년 보령홀딩스 대표이사에 올랐다. 지난해 3월 주총에선 보령제약의 사명을 보령으로 바꾸고 대표가 됐다.



그가 보령 대표 자리에 오른 후 보령의 우주사업은 제약업계는 물론, 산업계 전반의 관심을 모았다. 보령은 지난해 제 1회 'CIS 챌린지'를 개최했다. 본격적인 우주 관광 시대가 열리면서 무중력 공간인 우주에서 인간 활동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대기권 밖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인간 건강 상태 변화에 선도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CIS 프로젝트'의 일환이었다.

세계 최초 상업용 민간 우주정거장 건설에 나 엑시옴 스페이스에는 총 6000만달러(약 800억원)를 투자해 2%대 지분을 확보했다. 엑시옴은 미국항공우주국(NASA)에서 국제우주정거장(ISS) 프로그램에 관여한 마이클 서프레디니가 설립한 스타트업으로 ISS에 첫 민간 주거모듈을 발사하기로 NASA와 계약을 맺은 상태다. 이 모듈은 2030년 ISS가 퇴역하면 이를 대신해 민간 우주정거장의 핵심 시설로 쓰일 예정이다.

정통 제약사가 이례적으로 우주사업에 손을 뻗게 된 배경은 오너 3세 경영 시대를 연 김 대표의 의지다. 2019년 NASA의 존슨 우주센터를 방문해 우주공간에서의 헬스케어 관련 사업 아이디어를 얻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한국에 돌아와 우주사업을 담당할 전담조직을 만들고 사업 구상에 나섰다. 본격적 우주시대 개막과 함께 앞으로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사업 영역이 될 것이라는 판단을 내렸다는 후문이다. 일부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도 우주 사업에 발을 들인 상태다. 머크가 면역항암제 키트루다를 우주에서 제조하는 연구를 진행중이며 아스트라제네카와 일라이릴리도 신약 물질 연구와 개발에 나선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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