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게르 바케 전경./사진제공=서울시
유럽 출장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이 20일(현지시간) 덴마크 코펜하겐의 소각장 겸 열병합발전소 '아마게르 바케'(Amager Bakke)를 둘러본 뒤 서울 마포구 신규 광역자원회수시설(생활 폐기물 소각장) 건립과 관련해 "융통성있게 열어뒀으면 좋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서울시는 2026년까지 마포구 상암동에 조성할 소각장에 대해 "모든 시설을 지하화하겠다"고 명시했다. 소각장과 청소차 진출입로를 지하에 넣어 악취나 매연 피해로부터 무취·무해한 시설로 운영하기 위해서다.
2017년 건립된 아마게르 바케는 쓰레기를 소각해서 열과 전력을 공급한다. 거대한 미끄럼틀을 닮은 언덕 모양 때문에 일명 코펜힐(Copenhill·코펜하겐의 언덕)로 불린다. 혐오시설로 분류되는 열병합발전소인 아마게르 바케(높이 85m)는 외부에 푸른 합성 소재 스키장과 옥상공원, 인공 암벽장을 추가해 혐오시설을 여가시설로 바꿨다.
오세훈 서울시장(왼쪽)이 20일 오후(현지시간) 자원회수시설을 지역 명소로 탈바꿈한 선진 사례인 덴마크 코펜하겐의 '아마게르 바케'를 찾아, 비야케 잉겔스 BIG 대표 건축가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사진제공=서울시
기존 마포 소각장의 병존 기간 단축 가능성에 대해선 "쓰레기 발생량을 바탕으로 계산해 9년 병존 목표 예상치를 발표했다"며 "주민 걱정이 많아 병존 기간을 몇 년이라도 줄일 수 있는 길이 없는지 주민과 머리를 맞대고 토론할 수 있는 주제"라고 제안했다. 시에 따르면 새 소각장이 가동을 시작하는 2027년부터 2035년까지 9년 동안은 기존 소각장이 동시에 운영된다. 코펜하겐시는 아마게르 바케를 신축한 뒤 기존 소각장을 3개월 만에 철거했다.
아마게르 바케에서 불과 200m(미터) 가량 떨어진 곳에는 458가구의 임대 주택이 있다. 주택 가격은 9억~10억원 수준이다. 님비(NIMBY·내 뒷마당에선 불가)시설이 주변에 있지만 코펜하겐의 '인기주택' 중 한 곳이다. 아마게르 바케는 주민과 공존한다는 목표 아래 오염물질 배출량을 EU(유럽연합) 기준에 훨씬 못 미치게 유지하고 있다. 제이콥 시몬슨 아마게르자원센터 최고경영자(CEO)는 "굴뚝에서 나오는 건도 수증기뿐"이라면서 "주민들이 거주하는 시설이 창문에서 보일 정도로 가깝게 위치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마포 자원회수시설도 친환경적이고 안전하게 만들겠다"며 "특히 지역 발전을 견인하는 명소로 조성하겠다"고 약속했다.
아마게르 바케 인근의 임대주택 단지./사진=기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