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다르고 어 다른 생성AI…대화만 잘 통해도 '연봉 4.3억원'

머니투데이 윤지혜 기자 2023.03.2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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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생성AI 대전 2라운드]② 新직업 '프롬프트 엔지니어'

편집자주 오픈AI의 챗GPT에 이어 GPT-4 발표이후 글로벌 빅테크간 생성 AI 개발 속도전이 점입가경이다. 특히 생성 AI를 기존 사무용 SW(소프트웨어), IT서비스와 결합해 업무혁신과 생산성을 제고하려는 시도가 전방위적이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나 CAIO(최고AI책임자)등 전에없던 직업군과 AI결합 서비스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최근 AI를 둘러싼 빅테크의 속도전 여파와 이에따른 변화상을 짚어본다.

미드저니에 '빨간 머리 동양인 남자 농구선수' 프롬프트를 입력해 생성된 이미지(왼쪽)와 '사람들이 꽉 찬 경기장에서 덩크슛을 하는 빨간 머리 동양인 농구선수'라고 구체화한 결과. /사진=윤지혜 기자미드저니에 '빨간 머리 동양인 남자 농구선수' 프롬프트를 입력해 생성된 이미지(왼쪽)와 '사람들이 꽉 찬 경기장에서 덩크슛을 하는 빨간 머리 동양인 농구선수'라고 구체화한 결과. /사진=윤지혜 기자


#. AI 이미지 생성기 '미드저니'(Midjourney)에 '남자 농구선수, 빨간 머리, 동양인'이라고 입력하자 동서양이 공존하는 얼굴 4개가 떴다. 이번엔 '농구장에서 덩크슛하는 남자 농구선수, 빨간 머리, 동양인, 사람들로 꽉 찬 경기장, 사실적인 그림'으로 구체화하니 역동적으로 뛰어올라 림으로 공을 내리꽂는 사진이 완성됐다.



#. "인공지능으로 어떤 일을 할 수 있나요?" GPT-4가 탑재된 AI 챗봇 '챗GPT 플러스'에 이같이 묻자 자연어 처리, 이미지 인식 등 다소 뻔한 답변만 돌아왔다. 이번엔 "챗GPT를 활용한 신규 사업 아이디어 3개를 알려줘"라고 묻자 △개인화된 건강·운동 컨설팅 서비스 △온라인 교육 플랫폼 △고객지원 및 가상비서 서비스 등 구체적인 사업모델을 알려준다.

이처럼 프롬프트(명령어)를 구체화할수록 AI가 만든 결과물의 품질이 달라진다. 생성 AI 시대 신직업군으로 프롬프트 엔지니어(Prompt Engineer)가 각광받는 이유다. AI가 이용자 의도에 맞는 답을 내놓을 수 있도록 프롬프트를 만들고 검증·실험하는 직업으로 'AI 조련사'로도 불린다. 코딩을 몰라도 할 수 있어 샘 알트먼 오픈 AI CEO는 "프롬프트 작성은 자연어(일반 언어)로 하는 프로그래밍"이라고도 말했다.



대화만 잘하면 연봉 3~4억…프롬프트 1건당 판매도
프롬프트베이스에서 레고 미니모형 프롬프트 구매시 오른쪽 상단에 미드저니에 입력할 수 있는 명령어가 뜬다. /사진=프롬프트베이스 캡처프롬프트베이스에서 레고 미니모형 프롬프트 구매시 오른쪽 상단에 미드저니에 입력할 수 있는 명령어가 뜬다. /사진=프롬프트베이스 캡처
실제 프롬프트 엔지니어인 라일리 굿사이드는 '저스틴 비버가 태어난 해 슈퍼볼 우승팀'을 묻는 질문에 AI 챗봇이 오답을 내놓자 '답변의 이유를 단계별로 설명하라', '단계별 논리적 추론을 열거하라'는 등의 프롬프트를 3번 연속 입력했다. 그러자 AI는 오류를 인식, 정답을 말했다. 굿사이드는 "프롬프트 엔지니어는 AI 결함을 빠르게 식별해 개발자가 도구를 미세 조정할 수 있게 한다"고 말했다.

프롬프트 엔지니어 몸값도 고공행진이다. 구글 자회사인 앤스로픽은 프롬프트 엔지니어 채용하며 연봉 25만~33만5000달러(약 3억2000만원~4억3000만원)를 내걸었고 AI 계약검토업체 클래리티도 연봉 23만달러(약 3억원)를 약속했다. 국내에서도 AI 스타트업 뤼튼테크놀로지스가 업계 최초로 연봉 1억원의 프롬프트 엔지니어 공개채용에 나섰다.

프롬프트를 1건당 1.99~29.99달러에 판매하는 전문 사이트도 있다. 지난해 6월 출시된 프롬프트베이스에서 레고 모형 생성 프롬프트를 2.99달러에 구매하니 '정면을 보는 전신 길이의 레고 미니 피규어, 고해상도의 단순하고 상징적인 디자인, 부드러운 모서리와 날카로운 선, 고전적인 미니 피규어 표현, 아바타나 프로필 사진으로 쓰기 적합한' 등의 단어가 나열된다.


프롬프트베이스에서 구매한 프롬프트 기반으로 미드저니에서 '빨간 머리 동양인 농구선수'를 구현한 모습. /사진=윤지혜 기자 프롬프트베이스에서 구매한 프롬프트 기반으로 미드저니에서 '빨간 머리 동양인 농구선수'를 구현한 모습. /사진=윤지혜 기자
"챗GPT는 신입사원"…구체적으로 지시할수록 능률↑
그렇다면 어떻게 프롬프트를 작성하는게 좋을까. 국내 첫 챗GPT 커뮤니티 사회자인 송준용씨는 저서 '챗GPT 사용설명서'에서 "챗GPT는 신입사원"이라며 "신입에게 일을 맡길 땐 오래 함께한 동료와 달리 명확하고 구체적인 업무 가이드라인을 주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조언했다. 특히 주제와 맥락뿐 아니라 문장 길이나 어조 등 구체적인 형식과 포맷이 포함돼 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예컨대 사내 보고서를 작성할 때 "보고서 형식은 △문제점 △해결방안 △제안 및 요청사항으로 정리하고 1000자를 넘지 않되 어조는 단호하게 써달라"고 주문한다. SNS에 올릴 문구를 작성할 때도 주제와 시기, 매체, 홍보목표 등을 구체화한다. 이모티콘이 들쑥날쑥하지 않도록 위치까지 지정해준다. 챗GPT는 같은 챗(Chat) 안에선 이전 대화 내용을 기억하므로 한 챗당 한 가지 주제만 얘기하는 게 좋다.
'챗GPT와 대화하기' SNS 문구작성 프롬프트를 챗GPT 플러스에 대입한 결과. /사진=챗GPT 플러스 캡처'챗GPT와 대화하기' SNS 문구작성 프롬프트를 챗GPT 플러스에 대입한 결과. /사진=챗GPT 플러스 캡처
일각에서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은 생성 AI 시대 필요한 역량이지 전문 직업은 아니라는 견해도 있다. 에단 몰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경영학) 교수는 "프롬프트 엔지니어는 미래의 직업이 아니다"라며 "미드저니가 V3에서 V4로 업그레이드되며 기본 프롬프트도 복잡한 방식에서 쉽게 바뀌었듯 AI가 점점 쉬워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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