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캐나다 입장에서는 관세동맹 관계인 미국·EU가 중국을 공급망에서 제외시키면서 글로벌 배터리 생태계를 양분하는 한국에 더욱 매진하게 됐다. 캐나다는 복수의 한국기업과 신규 투자 논의를 계속 하고 있으며, 연내 수 개의 한국기업이 캐나다 신규 투자를 확정·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 배터리·소재기업 유치를 위해 주 정부 인센티브 외에 연방정부도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업계도 캐나다가 매력적인 투자처라고 입을 모은다. 특히, 원료·투자비·인프라·친환경 측면에서 강점을 지녔다고 본다. '캐나다 자동차산업의 메카'인 온타리오주에는 포드·GM·토요타·혼다 등 주요 완성차 제조공장이 밀집했다. 미국의 핵심 완성차 설비도 캐나다 접경지인 오대호 인근(러스트밸트)에 집중돼 있어 이에 대한 대응도 용이하다. 퀘벡주에는 배터리 광물이 매장된 광산이 다수 분포한다. 수력발전이 잘 갖춰져 있어 전기요금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탄소배출이 없는 친환경 전력인 탓에 탄소발자국 감축에도 도움이 된다. LG에너지솔루션과 스텔란티스의 배터리 합작사(JV), 포스코퓨처엠과 GM의 양극재 JV, 솔루스첨단소재의 독자 전지박 공장이 이곳에 자리한 이유도 이런 장점 때문이다.
김영식 주한캐나다대사관 수석상무관은 "캐나다 투자 준비 단계서 IRA·CRMA가 잇따라 발표됐다"면서 "법안의 방향성은 제시됐지만 구체적인 세부 시행령이 나오지 않아 캐나다 투자를 준비하던 기업들이 불확실성 관리 차원에서 투자를 보류하면서 최근 신규 캐나다 투자 발표가 저조했던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여전히 세부 사항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더는 기다릴 수 없다고 판단한 기업들이 투자에 속도를 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