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저가 공세는 옛말...中 정부 지원에 수입품 성능↑
브이디컴퍼니가 유통하는 중국 푸두테크놀로지의 푸두봇./사진제공=브이디컴퍼니.
중국 로봇의 인기는 '가성비'를 앞세운 저가 전략 때문이 아니다. 중국 로봇의 성능이 국산에 뒤지지 않는다. 업계에서 "성능이 준수한 수준을 넘어 중국산 고가 프리미엄 제품이 나온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대표적으로 브이디컴퍼니의 푸두봇은 국산 로봇들보다 먼저 흘리는 것 없이 국물과 음료를 운반했다. 푸두봇은 하위 제품이다. 상위 제품 벨라봇은 손님이 음식을 꺼내면 주방으로 자동 복귀한다. 안내·홍보·서빙이 가능한 케티봇도 있고 퇴식 전용 로봇 홀라봇도 있다.
성능 좋고 가격도 싼 중국 로봇...미국은 '관세'로 자국산업 보호하는데
라이다, 3D카메라를 활용한 알지티의 자율주행 기술./사진제공=알지티.
상황이 이렇지만 국산품은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중국 제품들이 시장을 선점했고, 부품 교체 등 사후관리(AS) 시스템도 갖춰서 시장을 새로 뚫기 어렵다. 더 큰 문제는 '가격'이다. 중국 제품은 대체로 싸다. 알지티 써봇의 한달 최대 대여료는 39만원이고 브이디컴퍼니 '다이렉트299'는 29만90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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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업계는 중국산이 전반적으로 국산보다 30%가량 가격이 싸다고 분석한다. 미국은 중국산 로봇에 25% 관세를 부과해 자국 산업을 보호한다. 한국은 이 같은 보호장치가 없다.
중국 정부는 2015년 '중국제조 2025년 계획'을 발표하고 로봇을 10대 핵심 산업 중 하나로 정해 막대한 지원을 했다. 상하이와 베이징 등 지방정부도 로봇 클러스터를 조성해 입주 기업들에 시설 투자금을 환급하고 매출만큼 보조금을 얹어준다.
2020년 경기도 성남시 판교 제1테크노밸리에서 열린 제4회 판교 자율주행 모빌리티쇼에서 자율주행 로봇을 통한 음식 서빙이 시연되고 있다./사진=뉴스1
국내 기업 로봇만 보급하거나, 구매금을 지원해주지는 않는다. 국내 로봇 업계 관계자는 "정부 지원금이 중국 기업으로 흘러 들어간다"며 "시장 내 격차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산자부와 중기부는 정부 보조금 지급을 차별하지 않는다는 세계무역기구(WTO) 협정이 있어서 국내 기업만 지원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기획재정부는 서빙로봇과 로봇청소기에 쓰이는 △시각이해 △상황이해 △인지컴퓨팅 AI 기술을 신성장·원천기술로 정해 R&D(연구·개발)를 하면 중소기업은 최대 40%, 중견기업과 대기업은 최대 30% 세액을 공제해준다. 하지만 한 서빙로봇 제조업체 관계자는 "중국 기업들이 받는 지원과 비교하면 지원을 체감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며 "R&D 비용, 인건비·관리비 등 고정 비용 등을 직접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