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위 수영장' 2026년에 생긴다..300억 프로젝트 가동

머니투데이 코펜하겐(덴마크)=기성훈 기자 2023.03.2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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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시장, 덴마크 코펜하겐 해수풀장서 밝혀..이촌한강공원에 '한강 아트피어' 조성

하버배스 수질확인판(왼쪽) 및 다이빙 시설./사진=기성훈 기자하버배스 수질확인판(왼쪽) 및 다이빙 시설./사진=기성훈 기자


지난 19일(현지시간) 찾은 덴마크 코펜하겐. 영상 5도의 쌀쌀한 날씨였지만 시민들이 바닷물로 조성한 야외 해수풀장(하버배스·Harbour bath)에서 수영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바로 옆엔 이동식 사우나 시설도 운영 중이다. 하버배스에서 만난 브라이언 호르트(51·남)는 "10년 간 1주일에 한번 정도 풀장을 찾는다"며 "차가운 풀장에 들어갔다가 바로 옆 사우나 가면 혈액순환도 잘되고 건강에 좋다"고 웃었다.

공공 수영장 중에서도 하버배스와 같은 야외·노천 수영장은 언제나 인기가 많다. 개방감 등 이색 경험을 할 수 있어서다. 서울 한강엔 공원 내 수영장은 있지만 강 위에서 물놀이를 할 수 있는 공간은 없다. 이에 야외 수영장을 포함해 공연장·전시장이 어우러진 복합 마리나시설을 만들겠다는게 서울시의 계획이다.



유럽 출장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하버배스를 찾아 "한강에도 시민들이 강 위에서 안전하고 즐겁게 수영을 즐길 수 있는 부유식 수영장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60억원을 들여 2003년 완공된 하버배스는 1·3·5m 다이빙 풀장을 포함해 다양한 수심의 풀이 있는 덴마크 최초의 부유식 공공수영장이다. 해변의 부두와 갑판 느낌을 그대로 구현해 연평균 30만 명이 방문하는 관광명소다. 하버배스 입구엔 시민 누구나 당일을 포함해 3일간의 수질을 확인할 수 있다. 수질이 악화될 경우엔 빨간 불이 들어오는데 한해 평균 5일, 최대 10일 정도 된다. 작은 구멍 사이로 물고기가 들어오기도 한다.



야곱 스코올라 하버배스 담당매니저는 "(하루 600명 수용이 가능한) 풀장은 성인용과 청소년용, 어린이용으로 운영한다"며 "청소년용부터는 바닥이 있어 안전하다"고 말했다. 파놉티콘(Panopticon·원형감옥) 구조로 만들어 안전요원이 한눈에 이용객들의 움직임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만취자 2명이 운영시간이 아닌 심야에 펜스를 넘어 들어와 사망한 사건을 제외하면 사망사고는 없었다.
세훈 서울시장(왼쪽)이 지난 19일 (현지시간) 덴마크 코펜하겐 관광명소인 하버배스(Harbour bath)를 방문,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세훈 서울시장(왼쪽)이 지난 19일 (현지시간) 덴마크 코펜하겐 관광명소인 하버배스(Harbour bath)를 방문,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서울시도 하버배스와 같이 강·항구·해안 등에 설치된 부유식 수영장을 벤치마킹한다는 계획이다. 오 시장은 "아주 추운 겨울을 빼고 봄부터 가을까지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 것"이라고 전제한 뒤 "사실 한강에서 그냥 수영도 하지만 어린이는 물을 마실 수 있어 고민을 좀 해보겠다"며 "전문가 도움을 받아 연구해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한강의 경우 정화작업을 하거나 상수도를 써야 한다"며 "물을 내보낼 때도 시민이 불안해할 수 있어 정화해서 내보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용산구 이촌한강공원에 900㎡ 규모로 25m 레인과 어린이풀, 온수풀을 갖춘 '부유식 수영장'은 수상레저뿐만 아니라 사계절 문화예술을 즐길 수 있는 복합 공간으로 조성되는 '한강 아트피어(가칭)'의 시설 중 하나다. 연면적 5000㎡ 규모의 수상 건축물과 선박 계류시설(50선석), 공연장, 전시공간도 들어선다. 약 300억원을 투입하며 2025년 착공해 2026년 개장하는게 목표다.

시 관계자는 "한강 곳곳에 부유식 수영장과 패들보드, 수상스키, 요트와 같은 다양한 수상 레저를 할 수 있는 마리나 시설을 단계적으로 확충하겠다"고 말했다.


한강 아트피어 조감도./사진제공=서울시한강 아트피어 조감도./사진제공=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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