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격한 금리상승에 조달비용 늘어... 카드사 순이익 4%↓

머니투데이 이용안 기자 2023.03.2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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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금융감독원자료=금융감독원


지난해 카드사들의 조달비용이 크게 늘어 당기순이익이 전년보다 4% 줄어들었다. 2021년 하반기부터 이어진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으로 카드사들이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하는 여신전문금융채(여전채) 금리도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이 20일 발표한 '2022년 신용카드사 영업실적'에 따르면 8개 전업카드사의 순이익은 2조6062억원으로 전년보다 4%(1076억원) 감소했다. 대손준비금 적립 후 순이익은 1조8282억원으로 전년보다 15.1% 줄었다.

할부카드수수료수익과 기업대출에서 각각 3892억원, 3445억원 수익이 났으나, 이자비용이 8254억원 증가한 영향이다. 대손충당금 적립액에 따른 비용도 4503억원 늘어 순이익 감소에 영향을 끼쳤다.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들은 여전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데,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으로 여전채 금리도 높아졌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2021년 1월4일 기준 1.269%였던 여전채 3년물(AA+) 금리는 지난해 12월30일 5.536%로 4배 이상 높아졌다. 같은 기간 카드사의 조달비용이 4배 이상 불어났다는 뜻이다.
자료=금융감독원자료=금융감독원
지난해 카드대출 이용액은 103조8000억원으로 전년보다 3.2%(3조4000억원) 감소했다. 현금서비스 이용액은 57조4000억원으로 4.2% 증가했으나, 카드론 이용액이 46조4000억원으로 10.9% 줄어든 탓이다. 금감원은 지난해부터 카드론에 차주 단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적용돼 카드론 이용액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했다.

연체율은 상승했다. 카드채권, 할부채권, 리스채권 등 총채권에 대한 연체율은 1.2%로 전년말보다 0.11%포인트(p) 올랐다. 특히 카드대출채권 연체율은 2.98%로 같은 기간 0.38%p 높아졌다.

자본적정성은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말 기준 조정자기자본비율은 19.4%로 전년말보다 1.4%p 하락했으나 모든 카드사가 경영지도비율은 8%를 상회했다. 조정자기자본비율은 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처럼 카드사의 자본적정성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지표다. 총자산 중 대출자산 등을 제외한 순수 자본이 얼마인지를 보여준다. 조정자기자본을 조정총자산으로 나눠서 구한다.


레버리지배율은 5.6배로 규제한도 8배 이하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레버리지배율은 자기자본 대비 총자산의 배율로 카드사의 대표적인 자산건전성 지표다. 또 카드사의 지난해 충당금 적립률은 106.7%로 전년보다 0.2%p 떨어졌으나, 모든 카드사가 100%를 상회했다.

한편 체크카드 발급매수(누적)는 1억517만매로 전년말보다 0.9% 감소했다.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 간편결제 서비스의 활성화로 체크카드 이용이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같은 기간 신용카드 발급매수는 5.5% 늘어난 1억2417만매로 집계됐다. 또 신용카드 이용액은 13.5% 증가한 884조원을, 체크카드 이용액은 6.1% 늘어난 192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올해 충 미국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경기 하락 우려 등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에 대비해 미래경기전망을 보수적으로 반영해 충당금을 적립하도록 지시할 것"이라며 "여전채 발행시장 동향과 카드사의 유동성 상황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필요시 유동성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도록 지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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