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는 개막 후 무승(2무 1패)에서 벗어나 승점 5를 기록하며 6위로 뛰어올랐다. 반면 전북은 1승 1무 2패(승점 4)로 8위에 머물렀다.
특히 이날은 위르겐 클린스만(59·독일) 축구 대표팀 감독이 뛰어난 독일어 구사 능력을 갖춰 테크니컬 어드바이저 역할을 맡은 차두리 FC서울 유스강화실장과 현장을 찾았다.
대구는 클린스만 감독 부임 후 처음 소집인 이번 3월 평가전 명단에 단 한 명의 선수도 배출하지 못했다. 대표팀에 발탁된 전북 조규성, 김진수, 백승호, 송민규, 김문환 등을 보기 위해 현장을 방문한 것으로 보였으나 가장 돋보였던 선수 중 하나는 다름 아닌 30여 분만 뛴 대구의 세징야였다.
대구에 없어서는 안 될 인물이지만 세징야는 이날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지난 15일 내전근을 다치며 무리하지 않기 위해 벤치에 대기했지만 승리를 위해 결국 출전을 강행했다.

아크 왼편에서 대기하던 세징야는 왼쪽 측면에서 넘겨준 장성원의 패스를 감각적인 논스톱 슛, 상대 골키퍼의 손이 닿지 않는 골대 우측 하단을 통과시켰다. 크게 힘을 들이지 않은 슛으로 세징야의 넓은 시야와 뛰어난 발끝 감각을 확인할 수 있는 골이었다. 시즌 2호골(1도움).
클린스만 감독이 세징야의 활약을 어떻게 지켜봤을지 궁금증이 커진다. 2016년 이후 K리그에서 꾸준한 활약을 펼치고 있는 세징야를 두고 수년 전부터 귀화 이야기가 화제가 됐다. 세징야 또한 귀화 의지가 강하고 귀화를 하게 될 경우 대표팀 전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평가도 뒤따른다.
다만 그 과정에 어려움이 있다. 귀화엔 일반귀화와 특별귀화 두 가지가 있는데 뛰어난 재능이 인정돼 국익에 기여할 수 있다는 판단이 서면 대한체육회 혹은 대한축구협회 등에서 나서 정부의 심사 하에 대한민국 국적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세징야가 특별귀화 대상자가 되는 것은 쉽지 않다. 앞서도 비슷한 사례에서 가능성이 불거지다가 무산된 경우들이 많았고 동 포지션에서 젊은 기대주들이 성장하고 있다. 게다가 다음 월드컵까지는 3년이나 남아 세징야의 나이를 고려할 때 특별귀화를 추진해야 할 명분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일반귀화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일반귀화의 경우엔 한국어 시험 등이 필수적이지만 현역 은퇴 후 국내에서 지도자 생활을 원하고 있는 세징야는 개인 한국어 선생님을 둘 정도로 열의를 보이며 한국국적을 얻기 위해 노력 중이다.
과거 신의손, 이성남, 이싸빅 등이 귀화했지만 태극마크까지는 이어지지 않았기에 세징야가 귀화 후 태극마크를 달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부상 속에서도 맹활약하며 눈도장을 찍은 세징야에 대한 클린스만 감독의 관심이 커지는 것은 당연스러운 이치다.
클린스만 감독은 오는 24일 콜롬비아(울산), 28일 우루과이(서울)와 평가전을 통해 한국 대표팀 사령탑 데뷔전을 치른다. 황희찬(울버햄튼)이 갑작스런 부상으로 제외된 상황에서 공격진이 어떤 활약을 보일지가 관건인다. '공격축구'를 선언한 클린스만 감독에이 공격진의 무게감이 떨어진다고 판단되면 세징야에 대한 관심이 더욱 증폭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