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덤 사르한 50파크인베스트먼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주 뉴욕증시를 두고 이렇게 평가했다. 은행권 위기, 원유 및 광산주 폭락, 급격한 시장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증시가 상당한 탄력성을 보였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주 뉴욕증시 벤치마크인 S&P500지수는 1.43% 상승했고 나스닥지수는 4.4% 뛰었다. 다우지수만 0.15% 소폭 하락했다.

기로에 선 연준…0.25%p 인상에 무게시장은 선방했지만 은행권 위기의 불씨가 꺼진 건 아니다. 스위스 최대 금융기관 UBS의 CS 인수 가능성에도 시장 불안은 여전하다. 미국에선 지역 은행이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이 유동성 위기에 몰리며 제2의 SVB가 될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다만 이런 혼란 속에서도 전문가들은 연준이 갑자기 비둘기(통화정책 완화 선호)로 돌변할 것으로 생각하진 않는다. SVB 파산 후 금리 동결론이 급부상하긴 했지만 오는 21~22일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상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후 상황에 따라 금리 동결을 검토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CNBC 역시 연준은 금융권 스트레스 속에서도 인플레이션에 대한 싸움이 중요하다는 신호를 보내고 싶어한다면서, 이는 0.25%p 금리 인상의 형태를 취할 공산이 크다고 했다. 미라마캐피털의 밥 칼먼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연준은 경제에서 은행 몇 개 무너지는 것보다 인플레이션이 더 큰 문제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CME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한국시간 19일 오후 2시30분 연준이 이번 FOMC에서 금리를 0.25%p 인상한 4.75~5%로 제시할 가능성을 62%로, 동결할 가능성을 38%로 반영하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 연준이 점도표와 인플레이션 전망을 어떻게 업데이트할지도 관심이 쏠린다. 마지막 업데이트였던 지난해 12월 연준은 올해 최종금리를 5~5.25% 수준으로 전망하며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 수준까지 떨어질 때까지 금리를 유지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다시 보니 '현금 방석' 빅테크가 안전자산연준 회의 결과는 지난 한 주 강력한 반등세를 보인 빅테크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여파로 뉴욕증시에서 금융주는 크게 흔들렸지만 기술 공룡들은 반사 이익을 누렸다. 연준이 공격적 긴축을 억제할 것이라는 견해가 번지면서 금리 인상 부담을 던 데다 상대적으로 막대한 현금 자산을 보유한 빅테크의 안전성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4개 기술 및 인터넷 기업으로 꼽히는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모기업인 알파벳, 아마존, 애플의 시가 총액은 지난 한주에만 무려 5600억달러(약 733조3200억원) 증가했다. MS는 주간 기준 2015년 4월 이후 최고 상승률인 12% 이상을 기록하며 시가총액 2조 달러를 다시 넘어섰다. 알파벳도 12% 급등하며 2021년 이후 가장 높은 주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아마존닷컴과 애플의 주간 상승률은 각각 9.1%, 4.4%였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CFRA리서치의 샘 스토발 투자 전략가는 "기술주는 전통적인 경기 순환 종목에 비해 안전한 피난처에 가깝다"며 "최근 시장 하락으로 이미 가격 재조정을 거쳤기 때문에 다른 종목에 비해 매력적으로 보일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