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연석 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이 유클리드소프트 기업과 함께 거북선을 복원한 모습. 채연석 전 원장은 2002년부터 2005년까지 제6대 항우연 원장으로 재임하며 '나로호'(KSLV-I) 개발을 시작했다. 그는 우주발사체 분야 전문가로 활약했다. 특히 조선시대 신기전과 거북선 분야 연구 권위자이기도 하다. 그는 고등학생 때부터 '선조들도 로켓을 만들었을까' 호기심을 갖다가 대학에서 신기전을 연구했고 이후 복원과 실험비행도 성공했다. 2018년에는 거북선의 19개 화포 배치를 다룬 논문도 발표해 주목받았다. / 사진=김인한 기자
임진왜란(1592~1598년) 당시 왜적을 물리쳤던 거북선은 조선 중·후기로 갈수록 그 강점을 잃었다. 거북선을 과학적 설계에 기반하지 않고, 수군별 전통에 따라 만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1790년대부터 '설계도'에 따라 거북선을 만들면서 파괴력을 되찾기 시작했다. 비변사등록(비변사에서 결정된 사항이 기록된 책)에 드러난 내용이다.
1795년 통제영 거북선의 설계도를 발굴해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복원한 모습. / 사진제공=채연석 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
특히 이번 연구를 통해 거북선의 외형도 지금까지 알려진 모습과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에는 거북선의 지붕이 배 전체를 둥글게 씌운 형태였지만, 이번 연구에선 3층 갑판의 중앙 부분에만 판자를 세우고 그 위로 둥근 지붕을 올렸다. 채 전 원장은 "지붕 전체를 다 씌우면 무게가 늘고, 충돌 등으로 병사가 한 쪽으로 몰리기까지 하면 (무게중심이 깨져) 침몰할 수도 있다"며 "가운데만 지붕을 만들면 한쪽으로 쏠려도 무게 중심을 잡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채 전 원장은 이번 연구 의미에 대해선 "거북선은 우리 민족에겐 수호신 같은 존재인데 그동안 설계대로 복원된 거북선조차 없어 후손으로서 책임감을 느꼈다"며 "그동안 거북선은 일부 자료와 추정에 의해 만들어졌지만, 설계도를 찾아 이를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처음 복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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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선 구조. 거북선 지붕은 기존에 알려진 것처럼, 배 전체를 둥글게 씌운 형태가 아니었다. 연구 결과에선 3층 갑판의 중앙 부분에만 판자를 세우고 지붕이 덮여졌다. / 사진제공=채연석 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