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BS, '위기의 CS' 인수 초읽기…"20일 개장 전 마무리"

머니투데이 윤세미 기자 2023.03.19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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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최대 금융기업 UBS가 위기를 맞은 크레디트스위스(CS)를 인수하는 협상이 타결 초읽기에 들어갔다. 스위스 당국은 UBS의 CS 인수를 추진하고 신속한 인수를 위한 비상대책을 마련하는 등 CS발 금융위기 차단에 팔을 걷어붙였다.



사진=블룸버그사진=블룸버그


18일(이하 현지시간) 블룸버그와 로이터 등 주요 외신은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을 인용해 이번 거래가 19일 안에 성사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늦어도 20일 증시 개장 전, 한국시간으로는 20일 오후 5시 이전에는 협상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UBS가 CS를 인수한 뒤 CS의 자산관리 부문은 남기고 투자은행 부문을 처분하는 안이 유력하다고 전했다. 남은 쟁점 중 하나는 CS의 스위스 국내 소매금융 부문의 처리 방법이다. CS에서 흑자를 내는 사업이지만 UBS에 넘어갈 경우 과도한 시장 집중 우려가 제기될 수 있어서다.



당초 UBS는 CS 인수에 회의적이었다. CS 리스크를 감수하는 대신 자체 자산 관리 전략에 집중하려 했다. 그러나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와 CS 위기로 글로벌 은행 시스템이 흔들리자 스위스 당국의 중재 아래 인수로 방향을 틀었다.

스위스 당국은 CS 위기가 글로벌 신용 위기로 번지지 않도록 신속한 인수를 추진하며 적극적인 개입에 나서는 모습이다. 그 일환으로 당국은 기업 인수 시 필수인 주주 투표를 생략하고 거래를 통과시키는 비상대책도 마련했다.

UBS는 CS를 인수하는 조건으로 정부에 60억달러(약 7조9000억원) 규모의 지급보증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돈은 CS 일부 사업 청산과 미래에 발생한 잠재적 소송 비용으로 쓰일 예정이다.


스위스 자문회사 포르타어드바이저스의 비트 위트만 회장은 CNBC에 "만약 인수 협상이 무너진다면 CS는 주가 하락, 신용부도스와프 가격 급등, 은행들의 거래 차단, 고객 자금 유출, 글로벌 규제 당국의 조사에 직면할 것"이라며 "이번 거래의 핵심은 주요 부문을 매각하거나 청산하고 스위스 은행 시스템의 지속성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CS는 지난 15일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시장 공포가 커진 가운데 최대 주주 사우디국립은행의 추가 지원 불가 발언이 나오면서 위기설에 휩싸였다. 이후 주가가 폭락했고 지난 한 주에만 하루 최대 100억달러(13조원)가량의 돈이 인출되는 뱅크런이 발생했다. 스위스 중앙은행은 CS에 500억스위스프랑(약 70조원)의 긴급 자금을 지원했지만 그래도 상황이 진정되지 않으면서 인수 합병안이 급부상했다.

이번 거래가 성사될 경우 CS는 167년을 끝으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된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UBS의 시가총액은 약 650억달러, CS의 시총은 약 80억달러다. 두 회사의 시총을 합치면 글로벌 은행 가운데 21위가 된다. 합병이 성사될 경우 UBS와 CS 양사에서 약 1만명의 감원이 예상된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CS는 전 세계에 약 5만명의 직원이 있고, UBS는 7만4000명가량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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