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싸고 건전한" 알뜰폰 찾습니다](https://thumb.mt.co.kr/06/2023/03/2023031909233721030_1.jpg/dims/optimize/)
실상을 뜯어보면 여전히 이통3사의 영향권이다. SK텔링크, KT엠모바일, KT스카이라이프, HCN, 미디어로그, LG헬로비전 등 3사의 자회사들이 알뜰폰 시장의 주축이다. 60여개 사업자가 난립했지만, 이통3사 자회사의 합산 점유율은 전체 알뜰폰 시장(사물인터넷 회선 제외)의 50%를 넘어선다.
이는 성과와 부작용을 동시에 낳았다. 이통3사가 알뜰폰 시장에서 대리전을 벌이면서 가입자 규모는 꾸준히 성장했고, 이 과정에서 가계통신비 인하에 기여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다만 기대했던 과점 체제 해소는 요원해졌다. 다수의 중소 알뜰폰사는 정부가 대리하는 망 도매대가 인하에 기대어 단순 재판매에 몰두했다.
최근 정부는 다시 과점 해소에 무게를 둔 모양새다.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은 지난 10일 "알뜰폰 시장에서 이통3사의 자회사가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통신 시장 전체를 봤을 때 건전한 생태계를 만들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3사 자회사의 점유율 제한 강화 등 최근 논의 중인 규제의 필요성을 강조한 언급이다.
다만 일각에선 알뜰폰 시장 자체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3사 자회사에 대한 규제 강화 시 "중소 알뜰폰 업체들이 활성화될 것이란 기대와는 달리 알뜰폰 시장 성장엔 제동이 걸릴 것"이라 관측했다. 알뜰폰 외 별다른 대체제가 없다면, 통신 소비자들이 과거처럼 MNO(이동전화) 시장으로 넘어가게 될 수도 있다.
정부로서는 통신비 인하와 과점 해소를 모두 달성해야 한다. 20년 넘도록 닿지 못했던 목표다. 그럼에도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면 단순 재판매로 손쉬운 돈벌이에 매달리기보다는 근본적 혁신을 고민할 수 있는, 역량 있는 알뜰폰 사업자의 출현이 절실하다. 정부의 대책이 그저 한 쪽을 억눌러 다른 쪽의 숨통의 틔우는 과거의 답습에 머무르지 않기를 간절히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