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 쿤스트, 고봉밥처럼 담아낸 10년의 아카이브 [뉴트랙 쿨리뷰]

머니투데이 이덕행 기자 ize 기자 2023.03.18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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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점퍼 뮤직비디오/사진='점퍼 뮤직비디오


코드 쿤스트가 지난 16일 다섯 번째 정규앨범 'Remember Archive'(리멤버 아카이브)를 발매했다. 이번 앨범은 2020년 발매한 '피플'(PEOPLE)' 이후 3년여 만에 선보이는 정규 앨범이다.



코드 쿤스트가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진 건 오래되지 않았다. 그러나 2013년 싱글 'Lemonade'로 데뷔한 코드 쿤스트는 벌써 데뷔 10주년을 맞이했다. 코드 쿤스트의 설명에 따르면 이번 앨범은 지난 10년간 자신을 있게 만들어준 소중한 기억들을 기록하여 보관하기 위해 만든 앨범이다.

/사진=AOMG/사진=AOMG


플레이어가 아닌 비트 메이커이자 프로듀서인 코드쿤스트는 전면에 나서지 않는다. 대신 화려한 피처링 진이 코드 쿤스트의 목소리를 대신한다. 개코, 송민호, 빅나티, 이하이, 백예린, 우원재, 미노이 등 24인의 아티스트가 참여했다. 쟁쟁한 라인업 속 한 가지 의외인 점은 코드 쿤스트의 1~4집에 모두 참여했던 넉살이 참여하지 않았다는 정도다.

타이틀곡 'Jumper'(점퍼)는 개코와 송민호가 나선다. 두 사람은 작곡에도 함께 참여했다. '점퍼'가 노래하고 있는 내용은 상당히 도발적이다. 무대 위 아티스트와 팬의 연애를 담고 있다. 개코는 아티스트의 시점에서, 송민호는 팬의 시점에서 비밀스러운 관계를 노래했다. 누군가에게는 금기시되는 주제일 수 있지만 코드 쿤스트는 이를 전면에 내세웠다.

스스로가 '예술병에 걸린 시기'였다고 말한 시절에 발매한 2집 'CRUMPLE' 이후 코드 쿤스트의 음악적인 색은 점점 대중에게 친숙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하이그라운드에서 발매했던 3집 'Muggle's Mansion'을 거쳐 AOMG 입단 후 발매한 4집 'PEOPLE'까지 이러한 경향은 점차 뚜렷해졌다.


/사진=AOMG/사진=AOMG
이번 앨범 역시 이러한 결을 그대로 따라간다. 두 명의 래퍼가 참여한 '점퍼'는 랩 트랙에 가깝다. 그러나 '점퍼'를 비롯해 'Woode', 'Shine', 'Crew' 정도의 트랙을 제외하면 전체적인 비중은 랩보다 R&B쪽으로 치우쳐 있다. 중간 중간 빡센 '랩 트랙'이 들어가 있지만 전체적으로 편안한 분위기에서 이지-리스닝이 가능하다.

코드 쿤스트는 이하이, 빅나티, 드비타, 미노이 등의 아티스트에게 각자가 잘할 수 있는 비트를 선사하며 매력을 극대화 했다. 또한 태버와 박재범, 백예린과 웬디, CAMO와 폴 블랑코 등의 조합을 통해 그 안에서 새로운 매력을 뽑아내기도 했다. 이렇게 다양한 아티스트와 만난 코드 쿤스트의 비트는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아카이브란 역사적 가치 혹은 장기 보존의 가치를 지닌 기록이나 문서들의 컬렉션을 의미한다. 데뷔 10주년을 맞이한 코드 쿤스트는 지난 추억을 고봉밥처럼 눌러 담았다. 양적으로도 장르적으로도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앨범은 코드 쿤스트라는 프로듀서를 설명할 수 있는 하나의 앨범이자 중요한 기록물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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