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신세계"한군데는 꼭 잡아야 한다"...롯데 탈락에 업계도 '충격'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신라와 신세계는 DF1~5에 입찰하면서 모든 구역에 가장 높은 입찰가를 써냈다. 반드시 한 곳이라도 따내야한다는 의지가 읽힌다.
업계에서는 "롯데가 면세사업을 축소하려는 것 아니냐"는 반응까지 나왔다.이번 인천공항면세점이 면세점업계에서 가지는 상징성과 효과를 고려할 때 포기할수 없는 곳이기 때문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상대 업체가 과도하게 높은 임대료를 써낸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어 "2019년 기준으로 봐도 롯데면세점 매출에 인천공항이 차지하는 비중이 10%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크게 우려하고 있지는 않다"며 "시내면세점에 더 투자해 매출을 키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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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업계에서는 이제 해외여행객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다이궁(한국과 중국을 오가는 면세보따리상)에 상당 부분 의존하는 시내면세점만으로는 좋은 실적을 거두기 어렵다고 말한다.
풀배팅한 신라·신세계...어부지리 '현대'현대는 애초부터 면세점 명품사업 볼륨을 키우기 위해 DF5에만 사업신청서를 냈다.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을 써내 가격 경쟁에서 3등에 그쳤지만 DF 1~4사업권을 따낸 신라와 신세계 덕에 어부지리로 DF5 사업권을 따내게 됐다. 가격점수에서는 롯데가 현대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사업계획서 평가에서 뒤집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관세청은 이번 입찰공고에서 "특허심사는 DF1→DF2→DF3→DF4→DF5 순서로 진행한다"며 "신청업체는 2개 이상 사업권에 특허신청을 할 수는 있으나 그룹별 1개의 사업권에서만 특허권을 받을 수 있으며 심의순서에 따라 선정된 업체는 다음 사업권의 특허권자가 될 수 없다"고 밝혔다.
심의는 담배·주류(DF1~2)→패션·액세서리(DF3~4)→명품(DF5) 사업권 순으로 이뤄지는데 담배·주류사업권을 따낸 사업자가 패션·액세서리 사업권도 따낼 경우 명품사업권 심사에서 최고점을 받더라도 사업권을 가져갈 수 없다는 얘기다.
이같은 낙찰자 선정 원칙에 따라 신라와 신세계는 큰 이변이 없는한 DF1~2사업권과 DF3~4 사업권에서 각 한곳씩 2곳을 나눠가지게 된다. 그렇게 되면 신세계와 호텔신라는 2개 사업권을 이미 타냈기 때문에 DF5 사업권은 가져갈 수 없다. 현대백화점이 DF5에 무혈입성하게 되는 셈이다. 현대백화점이 관세청 평가와 인천공항공사 평가를 합산한 점수 1000점 만점 중 600점을 넘기지 못하는 경우가 유일한 변수지만 과거 최저하한점수를 넘기지 못해 낙찰되지 못한 경우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면세점 순위 바뀔수 있다...신라 1위·롯데 2위(?)
현재 국내 면세점 업계 순위는 롯데-신라-신세계-현대백화점 순이다. 롯데면세점의 2021년 매출은 3조7200억원, 신라면세점은 3조3400억원이었다. 신세계면세점은 2조7000억원, 현대백화점은 1조6000억원 수준이었다. 지난해 매출은 롯데와 신라 모두 4조원대를 회복한 것으로 추정된다.
롯데 자체 추산 공항면세점이 롯데면세점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다. 롯데가 공항면세점에서 빠지게될 경우 매출 10%만 줄어들어도 신라면세점에 1위자리를 내줄 가능성이 커진다. 이 경우 신라는 전세계 면세점 순위 2위에 올라서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7월부터 영업을 시작하는 탓에 올해 실적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하겠지만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영업이 시작되면 롯데와 신라의 순위가 바뀔 가능성이 크다"며 "해외 관광객이 점차 늘고 있는 상황이라 점차 인천공항 매출 비중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는 2025년 계약만료로 신규사업자를 모집하는 DF6 사업권에 재도전해 인천공항 면세점 입성을 재시도할 방침이다.
한편 국내 면세업계를 긴장시켰던 세계 1위 면세점업체 중국국영면세점그룹(CDFG)은 DF1~4 구역 입찰에 참여했으나 모든 구역에서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되는데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