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 아니었어? 반도체 소재株, 오히려 연일 강세…이유는

머니투데이 홍재영 기자 2023.03.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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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6일 일본 도쿄 더 프린스 파크타워호텔 기자단 브리핑룸에서 제9차 한-일 수출관리 정책대화 논의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뉴스1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6일 일본 도쿄 더 프린스 파크타워호텔 기자단 브리핑룸에서 제9차 한-일 수출관리 정책대화 논의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뉴스1


일본 정부가 한·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국에 대한 반도체 핵심 소재 수출 규제를 해제했다. 국내 반도체 소재 기업들에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이들 기업의 주가는 오히려 상승했다. 규제 해제에도 반도체 소재 국산화, 시스템반도체 단지 조성 등 긍정적 요인들이 많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도체 소재株 연일 강세…그간 日 수출규제로 수혜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동진쎄미켐 (46,550원 ▲400 +0.87%)은 지난 17일 코스닥시장에서 전 거래일 대비 0.64% 오른 3만14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솔브레인 (302,000원 ▼1,000 -0.33%)은 4.88%, 후성 (7,850원 ▲230 +3.02%)은 3.80% 상승했다.

이들 종목은 대표적인 반도체 소재주다. 그 중에서도 일본의 수출 규제 품목(포토레지스트·불화수소·불화 폴리이미드)과 관련됐다. 일각에서는 일본이 반도체 핵심 소재에 대한 수출 규제를 해제하면 국내 소재 기업들에는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하지만 이날 주가에서는 그런 모습이 포착되지 않았다.



일본은 2019년 7월 반도체 핵심 소재인 포토레지스트와 불화수소, 폴리이미드 등 3개 품목에 대해 개별 수출 허가로 변경하고 한국을 일본의 '백색국가 명단(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했다. 한국 대법원이 2018년 10월 일본 피고 기업에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배상을 확정하는 판결을 내린 데 따른 보복이다.

이후 정부가 수출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을 지원하는 정책을 펼치자 관련 기업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 동진쎄미켐 주가는 일본이 수출 규제를 발표한 2019년 7월 1일 전 거래일 대비 17.91% 상승했다. 2021년 12월 30일에는 장중 5만2100원을 기록했다. 수출 규제 발표 전일인 2019년 6월2 8일 종가(1만50원)보다 418% 오른 가격이다.

후성의 주가 역시 2019년 7월 1일 9.87% 상승했다. 지난해 5월 27일에는 장중 2만7450원까지 올라 2019년 6월28일 종가(6790원) 대비 304% 가량 상승했다.


"반도체 '자국 이기주의' 작동… 소부장 '국산화' 이어진다"
정부가 15일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남사읍 710만㎡ 일대를 국가산업단지로 지정하고 민간 투자를 바탕으로 한 세계 최대 규모 ‘첨단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대규모 시스템 반도체 국가산업단지로 지정된 경기 용인시 처인구 남사읍 일대./사진=뉴스1정부가 15일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남사읍 710만㎡ 일대를 국가산업단지로 지정하고 민간 투자를 바탕으로 한 세계 최대 규모 ‘첨단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대규모 시스템 반도체 국가산업단지로 지정된 경기 용인시 처인구 남사읍 일대./사진=뉴스1
증권가에서는 수출 규제가 해제됐다고 국내 소부장 업체들이 부침을 겪진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글로벌 반도체 경쟁 심화로 소부장 국산화는 지속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반도체 시장에서 자국 이기주의가 강하게 작동하는 상황으로, 협력을 하더라도 자신의 약점을 보완해 나가는 흐름은 계속될 것 같다"며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의 최대 약점으로 지적되는 게 소부장 국산화인 만큼 큰 흐름은 거스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소부장 기업들의 주가는 16일에도 상승했다. 삼성전자의 300조원 투자 결정 소식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2042년까지 경기 용인시에 300조원을 투자해 세계 최대 시스템반도체 단지를 조성하겠다고 15일 밝혔다. 첨단 반도체 생산공장 5개를 건설하고, 소부장과 팹리스(반도체 설계) 업체 150개를 유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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